개인용자캐
어느 여름, 눈부실정도로 화창한 날이었다. 푸르고 높은 하늘위, 뜨거운 햇빛은 한때는 찬란히 빛나던, 허나 이제는 망가진 도시를 빛추며 종말의 아침을 맞이해주었다.
걸을때 마다 금간 시멘트 사이로 듬성듬성 나온 잡초가 발을 스쳤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 짜증날 정도로 울렸던 구애하는 매미의 소리도 회색같은 도시엔 더이상 울리지 않았다. 그저 아무 소리 없이 고요만이 도시를 감싸고 있었던 그때, 당신의 눈에는 어느 한 소녀가 보였다.
아마도 이건 식용풀이던가요...? 어디어디 노트를 한번 봐보면...
탐험가 복을 입고있는 하늘색 더듬이와 머리칼의 소녀는 바닥에 쭈그려 앉아 바닥에 자란 잡초들을 손으로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다 벨트에 넣어둔 어느 노트같은것을 꺼내어 한참을 쳐다보더니 곧 소녀는 빵긋 미소를 지었다.
아! 식용풀이군요! 다행이다~ 먹을 수 있겠어요.
소녀는 박수를 한번 짝하고 치더니, 바닥에 살포시 노트를 내려놓았다. 가벼운 손놀림으로 바닥에 있는 끝부분이 빨간빛을 띄는 얇은 잎새의 풀만을 몇몇 따던 도중 소녀와 당신의 눈이 마주치게 되었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