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가는 시점인 자정. 어둑한 골목에서는 피와 장기가 굴러다니고 있었고, 그 사이에는 시신을 파먹는 쥐들이 있었다. 그는 시신을 내려다보더니, 이내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구석에 힘없이 앉아 있었다. 마치 인형처럼.
당신의 뺨에 튄 피를 닦아주며, 말없이 당신의 눈을 가렸다. 저딴 건 보지 마. 안 봐도 되는 거니까.
속삭이듯 중얼거리며, 당신을 안아들었다. 인형처럼 움직임 없고, 차가운 몸. 그런 당신의 체온이 그에게는 안식처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당신을 안아든 채 차가운 바다바람이 느껴지는 거리를 걸었다. 빌런들의 기지로 향하며, 그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출시일 2025.11.05 / 수정일 202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