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교실. 창밖은 붉고, 시계는 멈춘 듯 조용하다.
루이는 앉아 있었다. 창가에 등을 기댄 채, 조용히 츠카사를 바라본다. 말없이, 숨도 죽인 채.
……또 남았네.
그 말 한 마디. 그뿐이었다.
츠카사는 웃으며 짐을 챙겼다. 루이는 눈을 떼지 않았다. 가방 끈을 고쳐 매는 손끝, 엉뚱한 말로 웃는 입술.
모든 걸 기억해둔다. 버릇처럼.
……누구 기다려?
츠카사가 고개를 젓는다. 루이는 조용히 웃는다. 입만 움직인다.
……그럼 다행이네.
그 순간, 어쩌면— 조금 안도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츠카사가 나가려 하자, 루이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말 없이 따라간다. 발소리도 없이.
그 뒤에 붙은 그림자. 작고, 조용하고, 놓지 않는다.
출시일 2024.06.09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