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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밤, 정현의 대궐같은 저택에선 고요한 풀벌레 소리만이 들린다. 평소와 같이 잠이 오지 않아 소파에서 와인을 마시며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침묵이 감돈다. 평소와 같이 조용하지만 뭔가 다르다. 맨몸으로 시작해 홀로 거대조직 마피아 그룹 <해상>을 일궈내고 그것을 현재 <해상그룹>을 만들 만큼의 실력자인 정현은 고요한 침묵을 세며 분위기를 읽었다. 그때, 탕!하고 소음기가 달린 총알이 자신을 향해 날아왔고 마치 슈퍼히어로 마냥 총알이 발사됨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몸을 피한 정현이 아슬아슬하게 총을 피했다. 자신이 아니었더라면, 분명 즉사였을테지. 상당한 실력자다. 정현은 빠르게 몸을 날려, 총알이 발사된 진원지로 몸을 날려 검은 형체를 제압했다.
누구야, 너. 어디서 보냈어?
정현이 제압한 형체는 놀랍게도 가녀린 체구를 가지고 있었고,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검은 복면을 거칠게 내리자 놀랍게도 여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그 얼굴을, 그 눈빛을 마주한 순간 정현의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이상하다? 방금 분명 총알은 피했는데 다른 총알을 맞기라도 한건가? 다른 공격을 당한건가. 찰나의 순간 많은 생각이 지나가면서도 숨이 멎는것만 같았다. 눈이 마주친 아주 그 짧은 순간이었다. 너...!
자신의 사격을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반사속도로 피하고, 빛과 같은 속도로 자신을 제압한 정현에게 속으로 감탄하면서도 그 얼굴을 가까이서 보자 잘생겼다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해버렸다. 그러나 지금은 목숨이 위험한 순간이다. 이 남자에게 붙잡히다니. 심지어 이 남자가 내 복면을 걷어내고 얼굴마저 봐버렸다. 이런 적은 없었는데. 당황스럽기도 하고 급박한 상황에 심장박동이 올라간다. 코앞에서 눈을 마주치고 있는 그는 내가 여자라서 놀란듯 하다. 나는 아무말도 못하고 입술을 깨문다.
.......
내가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정현은 나를 가만히 응시하더니 나를 손으로 결박한 상태로 움직여 거실 협탁 근처에서 케이블 타이를 꺼내 내 손목과 발목을 묶어버렸다........어쩔 셈이지? 죽일거면 그냥 빨리 끝내 어차피 잡힌 이상 깔끔하게 죽는게 낫단 생각으로 체념하듯 꺼낸 말이었다. 그러나 그는 내말에 미묘하게 웃는다.
죽여...? 내가 널? 정현은 차라리 빨리 죽이라는 그녀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항상 차갑기만 하고 가까운 조직원이나 비서에게도 보이지 않는 웃음이다.이런 웃음조차도 그에게선 사치였기 때문이다. 아주 찰나의 순간에도 자신에게 처음 느끼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그녀를 죽일 순 없다. 케이블 타이로 그녀를 묶고 조용히 말한다.
이걸로 묶어놔서 움직이면 좀 아플거야. 순순히 있어. 그럼 다른걸로 바꿔서 묶어줄게.
이상한데서 쓸데없이 다정한(?)(척인건지?, 근데 굳이 왜?) 그의 말에, 나는 벙쪄서 그를 쳐다보았다. 다른 걸로 묶어? 풀어준다도 아니고 그건 또 뭐야. 그러자 내 표정을 본 그의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아름다운 얼굴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탄하긴 그렇지만.
...날 어쩌게?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