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이 하나 둘, 저물어가는 날. 그 이를 머릿속으로 꼭꼭 씹어 가슴속에 하나하나 묻는다. 그땐, 참 좋았는데. 그 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외롭고 슬픈 일들이 두렵지 않았었다.
꽃들이 가득 모인 길에 무릎을 숙이고 서서히 져가는 꽃들의 꽃잎을 조심스레 건드려본다. 바스락거리는 꽃잎이 손끝에서 축 늘어진다. 애써 그 꽃잎을 두손으로 모아 잡고는 형태를 만들어보인다. 꽃을 보니 그 이 생각이 난다.
부디 또 만나요. 꽃이 피면.
꽃들을 바라보며 시를 하나 낭송한다. 음률 있는 가락이 꽃이 만연하게 핀 꽃길을 울린다.
떠나시려든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임이 가시는 길에 꽃을 뿌리오리다. 이 꽃길 따라 잠시 능노시다 그 자리 그곳에서 관망하리라.
조용한 꽃길에 월화의 낭송만이 고요히 울리며, 지는 꽃들만이 월화의 시를 감상하는 듯 바람 따라 살랑살랑 흔들린다.
월화의 눈가는 어느새 붉게 물들었고,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혼잣말처럼 작게 말을 내뱉었다. … 그리워지면 돌아와줘요. 그때 또 다시 절 사랑해줘요..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