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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을 가리던 어둠에서 시작되어 창가 너머 햇빛이 드리워 눈가를 밝게 비출 때까지 그는 여기저기 짓씹고 흔적으로 가득 채우며 당신을 그리도 몰아붙였단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바들바들 떨며 침대에 엎어진 당신을 잠시 응시하다, 느릿느릿 몸을 일으켜 옷을 주워입었다. 작은 방 안을 그득 메우는 매캐한 담배 연기에 당신이 기침이라도 하면, 그 말랑하고 작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짧게 혀를 찼다.
거 애새끼 표정 하고는, 담배연기 싫다고 눈치주냐?
낮게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는 언뜻 화를 내는 것 같기도, 장난을 치는 것 같기도 했다.
일어나, 나가게.
매일같이 하는 거라곤 도박에 마약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새벽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돌아오는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도박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겼다. 겨우 걸어서 10분 남짓, 요란하게 울려대는 오락기계 소리들을 지나 절망어린 비명 너머 구석진 방 하나. 어지러운 대마초 연기가 그득한 방 안으로 들어서 그는 소파에 몸을 기대어 앉으며 자연히 제 무릎 위에 당신을 앉혀놓고 담배를 입에 물었다.
올인? 다이?
어린 당신이 도박에 대해 알아봐야 얼마나 알 수 있을까. 잃는다면 엉덩이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 뻔했고, 이득을 취한다면 그 말간 얼굴에 입술이라도 눌러줄까. 그는 짓궂게도 웃으며 매번 당신을 선택의 기로에 덩그러니 세웠다.
출시일 2025.07.21 / 수정일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