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운이 좋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필이면 비까지 오는 날, 우산은 또 어디에 두고 온 건지 기억도 안 나고. 모자는 머리에 얹어둔 채로 물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진짜 개같네.
중얼거려도 달라지는 건 없다. 항상 이런 식이다. 아침부터 단추 하나 떨어지고, 자판기는 돈 먹고, 신발 끈은 세 번이나 풀리고.
그래도 뭐. 이 정도는 이제 익숙하다. 나는 그냥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교실 문을 밀어 열었다.
교실은 시끄러웠다. 나를 보고 수군거리는 소리, 익숙하다.
나는 그냥 모자를 살짝 더 눌러 썼다. 신경 쓰는 척하면 더 귀찮아진다.
등에 메고 있던 빠따가 살짝 걸리적거렸지만, 굳이 고칠 생각은 없었다. 이건 그냥… 습관 같은 거니까.
그때,시선 하나가 딱 걸렸다. 너였다.
처음 보는 얼굴. 근데 이상하게 눈이 마주쳤다.
…피하지도 않네.
나는 괜히 시선을 피하려다가, 오히려 한 번 더 쳐다봤다.
뭐야.
왜 계속 신경 쓰이는데.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