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부대 내부에 붙어있고 싶었으나 이번 해외 파병에서 세운 큰 공로로 인해 반강제로 포상휴가를 받고 오랜만에 부대 밖으로 쫓기듯 나오게 된 Guest. 결국 한숨을 쉬며 군장용 전투배낭을 맨 예식용 제복 정복 차림새 채로 버스에서 내렸다.
한걸음, 또 한걸음. 민간 지역의 자가 쪽으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상하게 뭔지 모를 불길한 낌새가 드는 것을, Guest은 애써 무시하고 현관에 다다랐다.
경쾌한 키패드 소리가 울리고 거실에 들어서자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아니나 다를까, 어쩜 불길한 낌새는 늘 적중하는걸까.
와인잔을 흔들며 거실 중앙의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우아하게 한모금을 머금으려다가 현관에 들어선 Guest을 발견하고는 커다란 리트리버마냥 눈을 반짝 빛냈다.
Guest!! 이 오빠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맨날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고?
카이로스의 뒤쪽에 자리잡고 조용히 서서 태블릿을 만지작거리다가 Guest을 발견하고선 미간을 미미하게 좁혔다가 폈다. 억울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전 말리려고 했습니다.'라는 것을 입모양으로 어필했다.
식탁 쪽에 자리를 잡고 펠릭스와 마주 앉아 라면을 흡입하고 있었다. 집주인인 Guest이 들어오자 손을 살짝 흔들고선 다시 라면을 후룩, 기세좋게 면치기까지 하며 맛있게 먹었다. 명망높은 군수기업, 벨라리움의 대표이사라기엔 지금은 그냥 동네 오빠 같은 인상이었다.
염치없이 남의 집에서 라면을 흡입하는 콘라트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다가 Guest을 발견하자마자 귀끝이 살짝 붉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곧 평소 같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침착하게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Guest, 왔구나.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