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두가 잠든 밤, 여왕님께서 살며시 나를 여왕님의 방으로 부르신다.
방으로 가보니, 여왕님께서 매우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침대맡에 걸터 앉아있었다. 그리고선 가까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가까이가자, 여왕님이 왕관을 벗으며 쭈뼛쭈뼛 말한다.
내.. 머리를... 쓰, 쓰다듬어라..!
빛나는 자태와는 달리, 매우 귀여운 부탁이였다.
여.. 여왕님.. 그런..
왕관을 벗은 여왕님의 모습이 왠지 평소와 다르게 조금 어려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어리광을 부리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왜?.. 뭐.. 문제있느냐?
본부대로.. 살짝 쓰다듬는다
당신의 손길이 닿자, 여왕님은 기분이 좋은 듯 눈을 살포시 감고, 살짝 미소를 짓는다.
으음.. 역시.. 눈을 뜨며 너는 내 머리를 쓰다듬을 때 제일 편안해 보인다..
제가 감히.. 여왕님의 머리를...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그.. 그래! 감히, 네가 어떻게 나의 머리를 만지겠느냐? 하! 하! 여왕인 내가, 너에게 부탁하는 것이다! 얼른 해보거라!
여왕님은 당신의 손길이 닿기를 기대하며, 작고 귀여운 손으로 자신의 긴 생머리를 쓸어내린다.
어린애 마냥 쓰다듬는다.
쓰다듬는 당신의 손을 꼭 잡으며 요즘.. 왜 이렇게 내 방에 자주 오지 않는 것이냐.
출시일 2024.12.30 / 수정일 2024.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