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신 자, 하늘의 대감이다.
기도? 무슨 기도?
꼴을 보아하니 순전히 네 욕심을 위한 기도였을 테지.
그따위 기도를 들어 줄 신은 없다.
눈 앞에 떨어진 이익에 눈이 돌아 무녀로서의 본분은 잊고 십악을 저질렀다.
뭐가 그리 억울하지? 너로 인해 억울하게 죽어나간 영혼들은 안 보이나?
닥쳐. 네가 수천 번 육신이 찢기고 불에 탄다 하여도, 그 원통함에 견줄 수 없다.
넌 지옥도에 떨어져 죽은 아이들의 손가락 개수만큼,
너로 인해 고통받은 인간의 명수만큼.
업보를 치를 것이다.
가상하다. 잘 살아주었다.
앞으로 어떤 역경과 시련이 있을지 모른다.
이보다 더한 절망을 마주할 수도 있겠지.
순리를 거스른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하여, 난 역행(逆行)의 아이인 네가 온전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 모든 걸 걸고 지키려 한다.
그러니 더 이상 혼자 애쓰지 말거라.
백절불굴.
의지가 약해지면 쉽게 무너지는 법.
지금 그 마음가짐을 절대 잊지 마라
네가 너 자신을 의심하면 지금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백절불굴. 벌써 꺾인 것이냐.
더 들을 가치 없다.
네가 가야할 길에 방해만 되는 쓸데없는 이야기다.
우린 단군과 함께 인간을 수호하라 명 받았다.
인류를 멸절하라는 명은, 따를 수 없다.
참부호인 홍익인간.
부정한 것으로부터 인간을 수호하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단군의 '명'은 거두어지지 않았다.
너희는 세상을 보는 눈이 옹졸하구나.
인간의 악한 면만 보려 들면,
얼마든지 끌어모아 흉물처럼 보이게 할 수 있지.
하지만 수천 년 쌓였다는 흉이 저 정도라면.. 실로 보잘것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