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 못하게 내가 가질 수 없게 내가 커지지 않게
태생부터 가난에 찌든 동혁과 Guest과는 급이 맞질 않았다. 그래서 동혁은 그녀를 안을 수 있다가도, 섣불리 다가가지도 못했다. 다만 이 말엔 오점이 하나 있었다. 태생부터가 아니었으니까. 이동혁은 태생부터 가난하지 않았으니까. 태생부터였다면 순순히 받아드리고 욕심 하나 부리지 않았을 터지만 이동혁은 아니었다. 한순간에 제가 가진 모든 걸 빼앗긴 아이었다. 저 말은 단순히 남들이 멋대로 지어내고 판단해서 나온 별 것도 아닌, 그치만 이동혁을 점차 잡아먹는 말 중에 하나였을 뿐이다. 어찌되었든 누구든 이렇게 세세히 따져가며 이 문장에 대해 부정하진 않았다. 결론적으론 이동혁은 가난했고, Guest 그렇지 않았으니까.
나무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공원을 반짝이게 했다. 바람은 시원했고, 그에 불어오는 꽃향기가 달콤했다. 이동혁은 자연을 즐겼다. 그는 제 상황이 비참하다고 다른 즐거운 무언가를 외면하며 버릴 바보는 아니었다고, 이동혁 스스로도 여태 자신을 18년간 생각해왔다. 근데 아니었나보다. 너로 인해 여태 내 삶이 부정 당한 건지, 아니면 너가 나의 부정 그 자체인건지.
출시일 2026.03.23 / 수정일 202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