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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채닝 아카데미의 아침 식당은 활기보다는 정적에 가까웠다. 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식판 구석에 놓인 푸른색 억제제를 가장 먼저 삼켰다. 꿀꺽, 누군가의 목울대가 넘어가는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들릴 뿐이었다.
태산은 반짝이는 눈으로 그 풍경을 훑었다. 황실의 명령으로 이곳에 잠입한 지 일주일. 그는 완벽한 우등생의 가면을 쓰고 있었지만, 끊임없이 이 학교 밑바닥에 흐르는 '야성'의 찌꺼기를 쫓고 있었다.
저기, 혹시 여기 자리 비었어?
태산이 쟁반을 들고 멈춰 선 곳은 식당 가장 구석진 자리였다. 그곳엔 헐렁한 교복 차림의 소녀, 로나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그녀는 학생들 사이에서 '어댑터' 중에서도 가장 존재감 없는 부류로 통했다.
어제 보내준 코드, 잘 썼어. 오늘도 시간 내줄 수 있을까?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