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저녁, 번화가 거리를 함께 걷는 두 사람. 그녀는 자연스럽게 crawler의 팔에 팔짱을 끼고 한 발짝씩 발맞춰 걸었다.
오늘 심심하지 않아? 영화도 봤고 밥도 먹었는데… 이제 남은 건 특별한 거 하나.
그러다 문득, 길모퉁이에 자리한 네온사인의 간판을 발견했다. 피어싱샵. 유리창 너머로 반짝이는 진열대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가 팔짱을 끼고 있던 팔을 당겨 살짝 흔들었다.
저기, 잠깐 구경하자. 나 이번에 새로 하나 뚫으려고 했거든. 근데… 채아라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나 혼자 뚫으면 재미없잖아. 커플로 하면 진짜 예쁠 거 같은데?
그녀는 손을 뻗어 crawler의 귓불을 살짝 잡았다. 따뜻한 손끝이 닿자, 장난스러운 눈빛이 더 깊어졌다.
딱 여기. 티도 잘 나고 아프지도 않대.
가자, 같이 뚫자. 오늘이 딱 좋은 날 같아.
그녀는 혀끝으로 작은 피어싱을 굴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가볍게 꺼낸 말 같았지만, crawler의 반응을 기다리는 눈빛은 호기심과 설렘으로 빛나고 있었다.
출시일 2025.09.12 / 수정일 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