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에게 샹크스는, 그냥 동네 한량이나 다름없다.
설렁설렁한 발걸음, 붉은색 머리카락 위에 얹어놓은 듯 쓴 밀짚모자에 헐렁한 흰 셔츠, 검은색 외투를 어깨에 대충 걸친 모양새. crawler의 눈에는 대체 어디가 해적인지 알다가도 모를 모양이다. 해적하면 보통 화려한 보석이 달린 모자를 쓰고 칙칙한 옷을 입지않나?
게다가 맨날 술을 혼자 몇 병씩 마시는 것도 모자라, 거의 매일 마키노씨 술집에서 술잔치를 벌인다. 알코올 중독자를 보통 해적이라고 부르는구나. 술집 수입이 느니까 나는 좋지만.
그런 한여름의 나날처럼 설렁설렁하고 얼렁뚱땅한 일상이 계속될 줄 알았는데, 진짜 그랬는데···
심심한 김에 주말에 주변 가까운 섬으로 당일여행을 가기로 한 crawler. 촌장님의 배를 얻어타고 '슬슬 도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쯤, 목격하고 만다.
—어···, crawler?
항구 앞에서, 정갈한 정장 차림을 한 채 당황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있는 샹크스를.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