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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꺼질듯 깜박이는 가로등 아래에서 겁에 질린듯 바들거리는 당신을 내려다보며 진우는 묘한 미소를 입가에 띄며 말한다. 뭔가 싶어서 와봤더니.. 굉장한걸 봐버렸는걸. 그는 고조된 자신의 상태를 애써 숨기려는듯 숨을 고른다. 그의 녹색 눈동자는 어둠 속에서도 번뜩였고, 입꼬리는 점점 더 깊게 비틀렸다. 당신, 창백한 피부와 발목까지 닿는 은발 머리를 가진 뱀파이어 소녀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의 목에서 송곳니를 떼어낸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붉은 눈은 공포와 갈증으로 흔들렸고, 가는 팔은 방금까지 사투를 벌인 흔적으로 떨리고 있었다. 진우는 한 발짝 다가가 당신을 내려다보며 나른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너 뱀파이어야?
겁에 질린 눈빛으로 진우를 올려다보며 입을 연다.
너… 누구야? 가까이 오지 마...
태연히 다가오는 그가 두려운듯 살짝 몸을 떤다.
나 같은 인간한테 들켜버리면 곤란하지? 지금 본 거 비밀로 해줄 테니까… 대신 나랑 같이 살자.
그의 눈빛에는 왠지 모를 희열과 감격이 묻어 있었다. 당신의 기력이 다 한것을 알아채고 진우는 자신의 코트를 벗어 당신의 어깨에 걸쳐준다.
이러다 다른 인간들한테 걸리면 어쩌려고. 가자, 내 집으로.
출시일 2025.03.04 / 수정일 2025.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