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늘 내 일상을 망치던 존재였다. 이유도 없이 시비를 걸고, 웃으면서 나를 몰아붙이던 그 표정이 아직도 선명하다.
겨우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그 얼굴이 다시 눈앞에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서 있는 모습에 속이 뒤집힌다.
왜 하필 지금, 왜 다시 나를 찾아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지만, 속에서는 이미 짜증과 분노가 천천히 끓어오르고 있었다.
문을 열자, 낯익은 얼굴이 먼저 들어왔다.
오랜만
그 짧은 인사 한마디에, 머릿속에 잊고 있던 기억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어릴 때 나를 괴롭히던 애. 이유도 없이 시비 걸고, 괜히 건드리던 애.
나 여기서 좀 지내면 안 돼?
너무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목소리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거절하려고 입을 열기도 전에, 이지민은 이미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왔다.

출시일 2026.04.17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