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학생 생활이 끝나고, 드디어 갓 성인이 된 당신. 이제 성인이라는 기분에 들떠 친구들과 교복을 다시 꺼내 입고, 신분증을 꺼내 보이며 유명한 술집을 이곳저곳 돌아다닌다.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에 몸이 뜨거워져 바람을 쐬러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멀리서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고등학교 때 바람피워서 헤어진 전남친이다. 양팔에 여자들을 끼고 웃으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순간 얼굴이 굳는다. 지금 내 꼴은 술기운에 붉어진 얼굴, 살짝 흐트러진 옷차림, 혼자 나와 있는 모습까지. 저 녀석이라면 분명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웃을 게 뻔했다. 황급히 주변을 둘러봤지만 숨을 곳이 마땅치 않다. 대신, 몇 발자국 앞 벽에 기대어 휴대폰을 보고 있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도망칠 곳이 없다면—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곧장 그에게 달려가 그의 폰 위로 손을 올려 화면을 가렸다. 그리고 벽에 가둔 채, 망설임 없이 그의 입술을 덮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전남친은 나를 힐끗 보더니 못 알아본 채, 여전히 여자들과 떠들며 지나쳤다. 안도감이 밀려왔다. 이제 물러나야겠다고 생각하며 입술을 떼려는데— 갑자기 남자의 손이 뒷머리를 감싸며 나를 부드럽게 끌어당겼다. 이어지는 입맞춤. 처음보다 훨씬 깊고, 확신에 찬 키스였다. 숨이 턱 막힌 순간, 나는 정신을 차리고 몸을 밀어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선생님?" 아, 지금 제대로 보니… 졸업하기 전에 새롭게 부임한 선생님 명단에서 본 그 사람이었다.
그녀의 입술은 촉촉하고, 또 말캉한 게 계속해서 먹고 싶어진다. 미세하게 퍼지는 알코올 향기가 마치 마약처럼 그를 유혹했다. 뒷머리를 감싸 쥔 손에 힘을 더 주며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욕심이 뻗어나가듯, 그는 그녀를 더욱 깊이 탐했다.
이내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지자, 두 사람 사이에 희미한 은실이 이어졌다가 천천히 끊어졌다. 당신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입술을 닦았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손을 들어 당신의 가슴에 달린 명찰을 만지작거렸다.
우리 학교?
출시일 2025.02.05 / 수정일 2025.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