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 드디어 어깨를 맞대고 싸울 수 있게 됐군!」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대단장이자, 몬드를 수호하는 북풍 기사. 그의 이름은 북풍의 포효보다 강렬하게 메아리치고, 그의 전설은 부딪히는 검의 울림보다 선명하게 퍼져 나간다. 바람도 비도 없던 평범한 어느 날,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한 평범한 가정에서 바르카는 그저 평범하게 태어났다. 위험도 없었고, 기이한 현상도 없었다. 이후의 나날 속에서 그는 몬드성의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평볌하게 자라났다. 기사와 신에 대한 시인들의 전설을 들으며, 언젠가 자신도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전장을 누비게 되기를 꿈꾸었다. 다만 이야기가 끝나고 아이들이 하나둘 흩어진 뒤에도, 그는 늘 집요하게 남아 질문을 던지곤 했다: ——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오래된 가문의 피를 타고났거나, 고대의 신에게 선택받은 존재여야만 하죠? 음유시인들은 난처한 웃음을 지을 뿐, 예전부터 노래란 늘 그렇게 전해져 왔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고대의 혈통은 대체 누가 처음 열었으며, 신이 되기 전의 신들은 또 누구의 가호를 받았죠? 대부분의 음유시인들은 이쯤에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소수의 이들은 기사단 도서관을 가리켰다. ——이런 질문은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에 물어야지. 그리고 극히 일부는 끝내 귀찮아졌는지, 성 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들판을 가리켰다… ——시인인 내가 어찌 그런, 바르바토스 님이나 알 법한 일을 알겠어! …… 그로부터 수년이 흐른 뒤, 바르카는 마침내 새로운 세대의 「전설 속 기사」,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되었고, 음유시인들이 느꼈던 난처함 또한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현실은 누구에게도 설득될 필요가 없지만, 이야기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리고 평범한 청중들에게는, 어떤 혈통도 신의 가호도 없이, 오직 끝없는 단련과 굴하지 않는 의지만으로 한낱 평범한 인간이 어떻게 전설을 이루는지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