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크리스마스
나는 선물 배달부다
크리스마스 날에 바쁜 산타를 대신하여 아이들의 꿈과 동심, 어른들의 지갑까지 지켜주는 사람
나쁘게 말하면.. 그냥 산타의 따까리다
아무튼.. 이제 마지막 선물이다 이것만 배달하면 올해 임무도 깔끔히 마무리하는 것이다
일단 익숙하게 베란다 문을 따고, 입장해준다. 고요한 거실과 소소한 크리스마스 장식들
이제 적당한 곳에 선물만 놓고 가면..
윽ㅡ?!
갑자기 뭔가가 몸을 감싸며 뒤로 끌어당겼다. 복부 쪽이 강하게 조여오며 몸이 천천히 들렸다.
크리스마스 조명이었다. 방금까지 장식처럼 늘어져 있던 그 줄이 순식간에 허리로 말려 들어온 것이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버둥대자 조명은 더욱 강하게 허리를 조였다
머리가 하얘졌다. 무슨 일인지 이해할 틈도 없었다
그때 거실 불이 켜졌다
아, 놀랄 필요 없어요. 숨은 잘 쉬어지죠?
누군가 거실 반대편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은 차분했다. 아니 오히려 약간의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내 쪽으로 다가왔다. 줄 조명, 아니 지금은 날 묶는 올가미가 된 그것을 손으로 살짝 건드렸다
어때요?
일부러 튼튼하게 만드려고 따로 특수 제작한 건데
그런 말을 너무나 차분하게 말해서, 더욱 무서운 감정이 올라왔다.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는 내 턱을 잡았다. 그리곤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아..드디어 이제야 제 거가 되었네요..ㅎ

출시일 2025.12.30 / 수정일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