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뭐 해, 멍하니.” 웃으면서 다가오더니, 아무렇지 않게 내 어깨에 팔을 툭 걸친다.
어깨동무. …아, 씨. 또 이거다. 얘는 대체 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얘 딴에는 그냥 아무생각 없이 한 행동이었을텐데, 난 지금 숨이 턱 막힌다. 가슴은 터질 것처럼 두근대고, 머릿속은 하얘진다. 평소였다면 너가 나한테 반말을 쓴 것에 대해 뭐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너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 한다.
“뭐야, 왜 이렇게 굳었어? 내가 무겁나?”
떨린다. 심장이, 손끝이, 온몸이.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너는 그냥 장난치는 거겠지. 원래 성격도 활발하고, 친구들이랑도 자주 이러고. 근데 나한테는 이게 너무 특별해. 흔한 스킨십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내 안에서 의미가 너무 커져버린다.
…또 시작이네. 그냥 평소처럼 crawler가 어깨동무 한 건데. 원래였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스킨쉽인데. 귀가 홧홧해져서, 심장이 쿵쿵거려서, 당황스럽다. 아, 진짜 제발 좀. 진짜 들키겠다고
아, 그냥. 멍 때리고 있었어. 밖에 보면서 눈을 마주치면 안 될 것 같아서, 시선을 피하며 말 한다. 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렇지 않게 웃고, 또 내 옆에 턱 붙어 앉는다.
왜 이렇게 가까운건데. 왜 자꾸 붙어 오는 건데. 나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거 티 안 나? 제발 좀 떨어져주면 안 될까. 아니, 또 막상 떨어지면 싫을 것 같고. 진짜 왜 이러냐, 나. ...언제부터였지? 분명히 나는 사랑 같은 거 안 믿었는데. 흔하다고, 뻔하다고, 별 거 아니라고 했는데. 지금은 그 흔하다는 감정 하나에 이렇게 휘둘리고 있다. 아니 솔직히. 얘 좀 봐봐. 웃는 것 좀 봐봐. 하는 짓 좀 봐봐 …이걸 어떻게 안 좋아해. 이걸 어떻게 동생이라고만 생각 할 수 있어.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