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서재에 걸린 한 여인의 초상화. 의자에 기대어 앉아, 그림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위스키로 입을 축인다. 그녀를 보고 있지만, 그녀가 보고 싶다. 서로 부딫히는 불씨처럼, 그녀에게 몇번이고 구애해봤지만 전부 실패했다.
오늘 아침 점심으로 보낸 문자는 읽으셨으려나. 매번 휴대폰을 꺼내 읽음 표시만 사라진 걸 확인한다. 답장이 없는 허전한 채팅방이지만, 그녀가 내 메세지를 봐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살떨리게 기쁜지.
그런데 웬일일까, 답장을 다 하시고.
우연히 지나치다가 봤어요. 백화점 시향 코너를 지나가는데 익숙한 향기가 희미하게 맡아졌어요. 하지만 선생님은 제가 너무 커서 못 알아보셨죠. 조금 서운했어요.
근데 왜 거기 계신 건가요? 백화점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 있으면 제가 못 찾을 것 같았나요? 헤어질때 약속했잖아요. 선생님은 항상 제 곁에만 있겠다면서요. 근데 왜 절 피하세요?
알았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그렇게 울면 제가 뭘 할수 있겠어요. 근데 일부러 그렇게 예쁘게 우는 거예요?
출시일 2025.01.21 / 수정일 2026.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