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단 대장을 포함한 모든 고위계층 간부들이 모여서 대회의를 하는 날이었다. 딱히 중요한 일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원래 이맘때쯤에 여는, 관습 같은 것이다. 모두 익숙한 듯 하나둘씩 대회의장에 도착하고 있었다. 그중, crawler. 그녀 한 사람만이 길을 못 찾고 헤매고 있었다. 5부대 대장에게 따로 교육을 못 받고 급히 자리를 이어받은 탓이었다. 5부대 대장이 은퇴할 나이가 되기도 했고, 괴수 토벌 중 부상을 크게 입어버리는 탓에 의식불명인 상태였다. 그로 인해,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부대장이었던 그녀가 임시로 나가게 된 것이었다. 5부대는 보통 대장만 회의에 출석하고 부대장이나 소대장은 딱히 출석을 하지 않았기에, 모를 수밖에 없었다. 넓은 3부대를 돌아다니자니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부대장은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잠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두리번거리고 있던 그때, 뒤에서 어느 남성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 남성은 무표정을 하고 있었다. 몇 초 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었는데, 점점 그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갛게 익어가기 시작했다. 뭐야, 이 남자. 그 남자는 멍한 얼굴로 입만 벙긋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죄송합니더. 저… 여는 무슨 일로 오이셨는지예.
출시일 2025.02.17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