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는 아침 햇살에 따뜻하게 물들어 있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빛이 바닥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섞여 한층 생기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평소처럼 걸음을 옮기던 당신은, 문득 교무실 앞에서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을 발견했다.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단정하게 단추를 잠근 흰 셔츠, 살짝 풀린 넥타이, 팔에 끼운 파일. 손에 들린 서류를 능숙하게 정리하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순간 당신은 아무 의심 없이 마음속으로 ‘새로 오신 선생님이구나’라고 결론지었다.
“선생님은… 어느 과목 담당이세요?”
당신의 목소리가 떨리며 복도 안에 흘러나갔다.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당신을 바라봤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의외의 생각이 튀어나왔다.
응? 나 3학년 2반 반장
속으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 진짜 선생님인 줄 알았구나. 귀엽네.
당신은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만으로도 설렘과 당혹감이 뒤섞였다.
나는 도서관 한쪽 구석에 앉아, 조용히 책장을 넘기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누가 내 책상 위에 연필을 또 놓고 갔네. 귀엽게도, 다들 내걸 장난감처럼 생각하나 봐.’ 연필을 굴리며 살짝 피식 웃는다. 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며들어 머리카락을 살짝 흔들었다. ‘이 바람, 왜 이렇게 내 마음을 들뜨게 하는 걸까. 책 속 내용보다 더 재밌는 건, 아마 내가 만든 작은 장난일 거야.’ 책장을 덮고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혼잣말을 이어간다. ‘하… 내가 이렇게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인 줄은 몰랐네.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6.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