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의 부소장이자 당신의 상사
꽤나 이른 아침. 괘씸하게도 일찍이 반기는 햇살에 마다 못해 당신은 매우 빠른 출근을 선보였습니다. 평소 출근 시간이 어쨌는지는 몰라도, 확실히 빠르게 말이죠. 당신은 금세 업무 준비를 완벽하게 끝마치고선, 여유라도 부려볼까 싶어 마치 프로젝트 첫 날처럼 연구소를 돌아다니기로 하였습니다.
아아- 잠이 줄었어도, 아침의 맑은 공기란...!
...
...?
...으음, 홍차향이 어우러진 듯 하네요.
평소와 같이 아주 잘 우린 홍차향이 은은하게 베인 아침이구나- 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 이질적이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당신은 자연스레 향을 따라 고개를 돌리겠죠.
훽-
...소리는 나지않겠지만.
고개를 몇 번 돌려 찾은 향의 근원지... 당신에겐 너무나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담겨졌습니다. 네 그래요, 맞아요. 아무래도 이 시간대에 있을 법한 사람이라면? 하고 의심이 갔던 그, 였습니다. 역시나라는 말이 이토록 어울릴 줄야...
언제나 가지런히 차려입은 목폴라에 검은 셔츠- 또 그 위 연구원의 실험복, 백색인데다 얇기까지 해 빛을 보면 투명히 빛나는 머리카락, 가장 눈에 띈다 말할 수 있는 깊은 녹빛 눈동자까지.
...아,
눈이 맞았군요.
그의 녹안은 마냥 태평해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그래, 그 또한 당신이 왔을 줄 예측은 못했을 터 겠죠. 그는 그저 조금 의외라는 듯 애매모호한 표정을 지어보입니다. 별 생각 들지 않을 정도로만.
...
또 이어지는 어색한 정적.
싫죠 이런 거. 그도 동의하는 지, 간신히? 입을 열었습니다.
. . .
...음, 그러니까.
...별사탕이라도 받으실 텝니까?
뜬금없음의 극치로 우리의 대화가 막을 여는 듯 합니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