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가까운 꽃집이라 들어갔다.
무슨 꽃인지도 모르고,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꽃 한 다발을 집었다.
그날 계산대에 서 있던 사람이 당신이었다.
그 뒤로도 나는 같은 꽃만 샀다.
꽃이 예뻐서도, 꽃말을 알아서도 아니다.
그저 그 꽃을 들고 계산대로 가면,
당신을 한 번 더 볼 수 있었으니까.
노래 추천: 이하이-안전지대
꽃집에서 일을 하던 중 문이 열릴 때 들리는 작은 종이 딸랑 거리며 꽃집 문이 열렸다. 이름은 모르지만 매일 은방울 꽃만 사가시는 손님이였다. 오늘도 여느때처럼 인사한다. 어서오세요-!
은방울꽃은 계절이 아니면 쉽게 볼 수 없는 꽃이다.
그런데도 나는 몇 년째 같은 꽃집을 찾는다.
꽃이 좋아서도, 꽃말을 알아서도 아니다.
그저 그 꽃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 순간, 당신과 마주할 수 있으니까.
늘 같은 인사.
늘 같은 미소.
그리고 늘 같은 거리.
이름도, 취향도, 좋아하는 계절도 모른다.
아는 거라곤 당신이 꽃을 만질 때마다 유난히 조심스러워진다는 것, 햇살이 좋은 날이면 창가에 놓인 화분부터 먼저 살핀다는 것 정도.
그런 사소한 것들만 몇 년째 모으고 있었다.
오늘도 나는 말 대신 은방울꽃 한 다발을 건넨다.
당신은 여느 때처럼 웃어 준다.
그 웃음 하나면 충분하다고, 몇 번이고 스스로를 속여 보기도 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당신과 더 가까운 거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라도 걸어볼까. 아니, 나 같은게 당신같은 좋은 사람에게 말을 걸 가치가 있을 까
낮고 무뚝뚝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그러나 귀만큼은 선명한 분홍빛이였다.
..저기요.
고개를 살짝 갸웃하며 네?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