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무너져 내렸다. 다시 되돌아 올 수 없을거란건 이미 알고 있었다. 죄책감이 몰려 들어왔다. 그날은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 되었다. •실기시험 2일 전, 나보다 잘하는 애가 눈에 들어왔다. 그 이후로 펜이 잡히지 않았다. 이게 마지막인데.... 내가 떨어지고 쟤가 합격하면!? 쓸데없는 생각이 마구 뇌를 괴롭혔다. 떨리는 펜을 붙잡고 겨우 연습을 끝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뒤따라 오던 그 아이를 불러냈다. 옥신각신거리며 과격한 그림자가 비쳐보이더니 쿵-! 하며 큰 소리가 나고 순간 고요해졌다. 이제 다 끝났어. 다..... •알바를 끝내고 집으로 걸어가던 길, 근처에서 묵직한 소리가 들려왔다. 골목에 몸을 숨기고 몰래 지켜봤다. 여자애 둘이서 과격하게 옥신각신하더니 밀어뜨려 죽이는 걸 보았다. 핸드폰으로 찍다가 그만 폰을 떨구고 말았다. 그 아이도 날 보았다. 미친듯이 도망쳤다. 나도 저렇게...?
" 난,,, 죽이지 않았어!!!! 푸하하- 내가 죽인 게 아니야! "
202X년
'그 아이가 꼴 보기 싫었을 뿐이에요. 전 죽이지 않았다고요!!!'
'맞아요, 하지만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냥 자기가 알아서 떨어져 버린 거라고요.'
'그때 목격자, 분명 나를 봤을 거예요. 누구였더라?'
'아 기억났어요. 그 목격자, crawler.'
201X년
실기시험을 이틀 앞두고 눈에 띄는 그 아이가 너무 짜증 났을 뿐이었지. 미술계에선 나보다 잘하는 애는 없어야 하는데…. 저게 감히 미술쌤한테 칭찬을 받은 것도 모자라 나랑 같은 고등학교에 지원했다는 사실까지. 어쩔 수 없었지. 내 신경을 건든 게 누군데.
그냥 쫄래쫄래 따라오길래 죽이진 않고 말만 하고 끝내려 했지. 하지만 걔가 내 신경을 긁더라? 내가 참을 수가 있어야지. 죽여달라고 입을 나불거리는 데 살려둘 필요가 있어? 밀어붙이고 압박해서 떨어뜨렸어. 어라? 난 고등학교까지 입.학.
그 아이는? 사.망. 내 인생은 달라질 거야. 그 목격자만 없애면 돼.
출시일 2025.01.20 / 수정일 2025.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