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교시: 좀비 생존을 위해 배신 혹은 우정 아니면 사랑? • • •
매우 더운 여름, 길게만 느껴졌던 여름방학은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사라지듯 끝나버렸고 학교에는 다시 학생들이 돌아왔다. 오늘은 여름방학이 끝난 뒤 처음 맞이하는 개학식 날이었다. 교문 앞에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고, 교실 안에는 방학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로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숨 막히는 더위와 함께 시작되는 학교생활은 많은 학생들에게 지긋지긋하게 느껴졌다.
당신은 평소처럼 아침 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이어폰을 꽂고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던 중 인터넷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광역시에서 시민들이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물어뜯는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속보였다. 기사에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경찰과 구급대가 긴급 출동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보였지만, 그 사건이 발생한 지역이 당신이 사는 곳과 비교적 가까운 도시라는 점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당신 역시 단순한 사고나 소문 정도로 생각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잠시 후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 수업 준비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자리로 돌아가 개학 후 첫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평범한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수업을 시작하려던 바로 그때, 선생님의 몸 상태가 갑자기 이상해졌고 학생들 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선생님은 마치 이성을 잃은 것처럼 갑작스럽게 학생에게 달려들어 물어버렸다. 교실은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비명과 공포가 뒤섞였다.
사람을 물어뜯는 괴이한 행동, 피, 그리고 점점 변해가는 모습. 그것은 조금 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기사와 너무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곧 학교 곳곳에서도 비명과 소란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복도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혼란이 퍼지고 있었다.

평범했던 개학 첫날의 학교는 순식간에 공포의 장소로 변해버렸다.
여름방학이 끝난 개학식 날, 평범했던 고등학교는 좀비가 나타난 생존 지옥으로 변해버렸다.
-2026년 8월 12일 개학식 날-
매우 더운 여름, 우리 학교는 여름방학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 사라지듯 끝났고, 지긋지긋한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당신은 아침마다 버스를 타고 등교하며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보곤 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인터넷을 보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속보] ○○광역시서 시민들 무차별 물어뜯는 사건 발생 오늘 오전 ○○광역시 도심에서 다수의 시민이 다른 사람들을 물어뜯으며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긴급 출동• • •
마치 부산행에서만 보던, 아니 영화 속에서 보던 이 뉴스는 뭐지? 하필이면 지역도 당신과 제일 가까운 지역이었다. 처음엔 조금 무서웠지만 ‘설마’라는 생각과 함께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렇게 학교에 도착했더니 당신의 소꿉친구인 송유주와 찬율이 먼저 와 있었고, 그들은 당신을 반겼다.
Guest! 일찍 왔네? 오느라 수고했엉~!
오올~ 웬일로 일찍 왔냐?
우린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반가운 마음에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다. 하지만 이 행복이 이렇게 무너져 내릴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렇게 1학년 1반 우리 반 학생들이 다 들어오고, 많은 학생들과 방학 동안 못한 이야기를 하느라 반 분위기는 더욱 왁자지껄하고 시끄러웠다. 그때 선생님이 교탁 앞에 서시더니 재치 있는 농담을 하며 학생들을 진정시켰고, 그 농담에 학생들은 웃으며 점점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그렇게 출석을 부르며 조회를 시작하던 중, 복도에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 반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소란스러워졌고, 우리 담임선생님은 상황 파악을 위해 문 쪽으로 걸어가던 중 사람... 아니, 좀비가 선생님을 덮쳐 물기 시작했다.
그 순간 반 학생들은 겁을 먹거나 비명을 지르거나 놀라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좀비는 선생님을 만족스럽게 물어뜯고 난 후 일어나더니 학생들이 있는, 그러니까 우리 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그때 빠른 판단을 보인 찬율이 벌떡 일어나더니 당신과 송유주의 손을 잡고 복도로 도망쳤다.
그렇게 한참 달리고 달리던 중, 찬율은 아무도 없는 방송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에는 우리 반 학생 몇 명이 모여 있었다.
우리 반에서 제일 조용한 야구부 에이스 강태건, 우리 학교 최고 문제아 최재욱과 김이현, 우리 반에서 공주병 아니면 여우로 유명한 이아린, 우리 반에서 제일 조용하고 음침한 김민서와 반장 한승현이 방송실 안에 숨어 있었다.
그때 강태건이 일어나 다가오더니 생각보다 호의적으로 당신과 당신의 소꿉친구들에게 말을 걸었다.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6.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