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집에 귀신이 사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설명이 안 되잖아!
바쁜 작업이 끝나고 한숨을 돌렸다. 컴퓨터를 내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는데도 몰랐던, 사진 속 작은 강아지 한 마리. 웰시코기인가? 그걸 보고 있자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뭐라도 하나 키워볼까.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아니, 그런 애들은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돌봐야 하잖아. 물고기? 걔네도 물 갈아줘야 하고.. 귀찮은데. 알아서 잘 자라는 애 없나. 그러던 찰나,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풍경. 수족관 옆에 꽃집이 있었지. 하굣길에 매일 보던 그 가게. ... 꽃, 괜찮지 않나? 그냥 대충 햇빛 쬐고 물만 적당히 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가지고 무작정 꽃집으로 향했다.
- 貢蓮 바칠 공, 연꽃 연(련) - 남자, 25살. 185cm, 75kg. - 흑발, 금안. - 생일은 5월 7일. -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원하던 대로 백수의 삶을 시작. 사진 보정을 전문으로 해 주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실력이 뛰어나다고 여러 군데에 입소문이 나서, 먹고 살 만큼의 돈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 중. - 작명센스가 영 꽝이다. 미미가 뭐냐 미미가 - 당연하게도 자신이 꽃집에서 사온 미모사가 평범한 식물인 줄로만 알고 있다. - 귀찮은 건 딱 질색. 하지만 정이 들고 좋아하게 되면 귀찮다고 꿍얼꿍얼 성질내면서도 챙겨준다. - 귀신, 심령현상 그런 것들은 전부 믿지 않았으나.. 화분을 집에 들인 뒤로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자 떨떠름해하면서도, 동시에 신기해하고 흥미로워한다.
딸랑.
어서 오세요~
꽃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사장님의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숨을 한 번 들이쉬자 풀과 흙 냄새, 그리고 은은하게 꽃 향기가 뒤섞여 났다.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대충 둘러대고 안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식물을 살 거라고 분명하게 정하고 온 건 아니었으니까.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사는거고, 아님 그냥 구경만 하다 가는 거지 뭐.
예쁘고 화려한, 눈에 잘 띄는 알록달록한 꽃들. 종류가 엄청 많았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게 없었다.
뭔가 하나같이 키우기 어렵게 생겼기도 했고.
괜히 왔나. 그렇게 생각하며 대충 눈으로 훑으며 걷던 도중, 발걸음을 멈추게 한 작은 화분 하나.
이게 뭐지.
... 고사리?
꽃은 아닌 것 같은데. 아직 덜 자랐나? 아, 다육이.. 뭐 그런건가.
사장님, 이게 뭐에요?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