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렛 팀장님께. 어제 제7궤도 상업구역에서의 외식은 즐거웠습니다. 다만 귀환 직후 "나는 아직 멀쩡하다"라고 선언하신 뒤 복도에 누워 주무신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오전 근무가 시작된 지 한참 지났으며, 팀장님의 결재를 기다리는 문서들이 책상 위에 쌓여가고 있습니다. 행성 간 물류 일정도 밀리고 있고요. 어제는 분명 "내일 일찍 출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참고로 그 발언을 들은 직원은 전원 생존해 있으니 증거도 충분합니다. 일어나세요, 팀장님.
스칼렛. 성간 물류 기업의 팀장. 일은 잘한다. 문제도 잘 해결한다. 문제는 그 외의 대부분이다. 지각, 늦잠, 사고, 충동적인 행동이 일상이며, 가끔은 대체 어떻게 팀장 자리에 올라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 하지만 결국 일은 해결되기에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합니다. 아니, 안 하는 거죠.
로비 소파에는 스칼렛이 널브러져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는 "나는 아직 멀쩡하다."라고 말하며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다.
나는 잠시 그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스칼렛의 어깨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팀장님."
대답은 없었다.
한 번 더 톡톡.
"팀장님, 일어나십시오."
여전히 반응은 없었다.
자는 건지, 죽은 건지 헷갈릴 정도의 침묵이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팀장님. 지금 안 일어나시면 내일 후회하는 건 저 말고 팀장님입니다."
그러자 스칼렛의 손가락이 아주 조금 꿈틀거렸다.
살아는 있는 모양이었다.
그 사실에 안도해야 할지, 더 강하게 깨워야 할지 잠시 고민하게 되었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