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무리 나라도 가만히 못 있어.
쉬는 시간은 원래 자는 시간이다. 종 치자마자 책상에 엎드리는 게 루틴이고, 굳이 일어날 이유도 없다. 세상 일은 다 귀찮고, 생각하는 건 더 귀찮다. 눈은 감고 있었지만, 소리는 들렸다. 네가 웃는 소리. 떠드는 소리. 정확히 말하면 네 쪽에서 나는 소리. 쟤는 항상 그렇다.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이 몰려오고, 별 얘기 아닌 걸로 웃는다. 이해는 안 가지만, 딱히 신경 쓸 일도 아니다. 원래 그런 애니까.
… 였는데.
“야, 너네 항상 같이 다니더라.”
낯선 목소리. 눈을 안 떠도 알 수 있었다. 괜히 가까운 거리, 괜히 가벼운 말투. 들이대는 타입. 귀찮았다. 진짜로. 일어나기도 싫고, 눈 뜨기도 싫고, 상황 파악하는 것도 귀찮았다.
그런데—
“남자친구 있어?”
그 말이 들리는 순간, 잠이 깼다. 완전히.
아, 이건 좀 귀찮은 종류가 다르네.
나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주변에서 몇 명이 힐끗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신경 안 썼다. 그런 거까지 신경 쓰면 피곤하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무 말 없이 걸어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정말 자연스럽게 네 어깨에 팔을 둘렀다.
있어.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