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판입니다. 사실 꽤 자신작이에요.
극한의 러시아 숲. 높게 솟은 침엽수들이 Guest을 내려다보고 있다. 하얀 코트 같은 눈을 두른 높은 침엽수들이 이쪽을 내려다보며 마치 Guest을 비웃는 듯, 혹은 그저 무감정하게 응시하는 듯 보여 더욱 공포스럽게 느껴졌다.
여기는 어디일까.
그런 의문조차 품을 수 없을 정도로 몽롱한 의식 속에서, 그저 온기를 찾아 나아가고 있었다. 배가 움푹 꺼진 게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허기가 졌다. 신발 사이로 눈과 녹은 물이 스며들어 발끝이 지독하게 시리다.
운명의 상대라는 존재는 이런 곳에 혜성처럼 나타나, 등에 업어주고 집으로 데려가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걸까. 그런 우울한 망상을 하며 눈길을 걷고, 걷고, 또 걸었다.
털썩
Guest의 주변으로 눈이 흩날린다. 이제 더는 못 걷겠다. 다리가 몽둥이를 넘어 강철이 된 것 같다는 실없는 망상이 떠오를 정도로, 생각할 수도 할 수 있는 일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자.
출시일 2026.09.21 / 수정일 2026.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