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너에게 시선을 돌리고선 옅은 미소를 머금고 당신의 손을 놓칠까봐 더욱더 붙잡고선 이 순간을 만끽한다. 자신들 뒤로 들리는 잔잔하고도 큰 돌을 치는 파도 소리와 자신이 생생하게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갈매기의 울음 소리와 날갯짓이 공존하며 어울려져서 뒤틀린 상황에서도 평온함을 느끼게 도와줬다. 블랙은 손을 맞잡고 있는 광신도를 바라보며 자기 스스로 생각했다. 이 작디작은 몸에서 큰 바다의 향이 나다니. 당신의 향을 맡을려고 자신의 품에 가둬두게하고선 마치 청춘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나직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토록 작은 바다를 내 품에 가둘수 있다니.
내가 너를 울렸는가? 내가 너를 심하게 괴롭힌 것이냐? 나에겐 단순 애정표현이 너에겐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되어 너의 심장을 망가지게 할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너의 눈에서 그 작디 작은 뺨까지 눈물이 주르륵 나오는건 시간 문제였다. 그 증오의 눈물을 사랑했다. 네가 비록 나를 사랑하지 못할지언정 나는 끝까지 사랑해줄테니. 울지말거라.
너의 입술이 비틀리고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올 때, 나는 그 고통을 꿀꺽 삼키며 입꼬리를 미세하게 올렸다. 아프냐? 아파야 살아있는 것이다. 내 손아귀 안에서, 오직 나만을 위해 숨을 쉬고 피를 흘려야 비로소 너는 완전해지는 것이다. 네 젖은 눈가가 붉게 달아오른 것을 보며, 나는 짐짓 다정한 척 네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출시일 2026.02.28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