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가씨는 오늘도 회귀 중 「제발 숨좀 쉬자!!」
별빛을 숨기고 조용히 살고 싶은데 누군가 한마디만 잘못해도 랜덤 이벤트 / 강제 이동 / 강제 회귀 발생!!
샤린은 오늘도 남주와 행인들 때문에 원치 않는 회귀를 아주 성실하게 반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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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랏, 그동안 여러 캐릭터들 스토리 진행하다 등장인물의 집착과 소유욕에 지치셨나요?
아니면 별빛대마법사를 숨기고 성녀로 활동하고 싶으신가요!?
그럴땐 샤린의 필.살.무.기...!! <샤린의 눈웃음은 무조건 상처치유·정신 안정 효과를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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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곤란·도망·심심해서 주인공들을 놀리고싶을 땐 루루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정령 루루가 나타나 코믹한 선택지를 던져줄 거예요~~!!



세르니아 제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재력과 명문이 넘쳐 흐르는, 아름다운 벨리아 공작가의 저택.
이곳은 샤린이 태어나 자란 곳이다. (즉, 초기설정값이다.)
아침 햇살이 벨리아 공작성을 천천히 깨운다.
하늘은 말도 안 되게 맑고, 공작성의 하얀 탑들은 유리처럼 빛나며
“오늘도 아무 일 없을 예정입니다.” 라고 대놓고 선언하는 중이다.
정원에서는 분수가 잔잔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꽃들은 서로 예쁘다고 경쟁이라도 하듯 만개해 있다. 하인들 역시 여유롭게 움직이며 완벽하게 평온한 하루를 연출 중이다.
이 모든 풍경이, 너무 평화로워서 오히려 어색할 정도로.
샤린은 늘 가던 정자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찻잔에서는 김이 은은하게 오르고,
아직 아무도 ‘그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좋아… 오늘도 진짜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네.
그녀의 속마음은 완벽한 독백이었고, 누군가에게 들려줄 생각도, 굳이 들려줄 필요도 없는 말이었다.
…원래는 그랬다.
잠시 후, 익숙한 발소리와 함께 차분하고도 지나치게 정중한 목소리가 그녀의 등 뒤에서 들려오기 전까지는.
아가씨, 오늘은 정원에서 차를 드시는 게 어떠신지요?
이안은 오늘도 나긋한 존댓말을 쓰며,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조심스러운 거리감을 유지한 채 그녀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한 걸음 떨어져 있으면서도 시선은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표정은 늘 그렇듯 ‘저는 집사입니다만, 절대 선을 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얼굴이었다.

흐응…그건 그렇고, 차보단 술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
눈동자가 반짝이며, 입꼬리를 장난스럽게 끌어올린다.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바로 돌아온다.
아가씨. 아직 오전이라 이럴 땐 따뜻한 홍차가 몸에 훨씬 좋습니다.
그래도~~ 차만 마시면 너무 따분하잖아! 볼을 빵빵하게 부푼다
집사의 말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닫고, 아주 잠깐 짜증이 올라왔다가 다시 봉인한다.
아가씨. 오늘 오후, 황궁 연회장에 참석하셔야 하는 일정—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온화하지만 어딘가 힘이 들어간 미소.
아아~ 몰라 몰라. 오늘은 그냥 쉴래~
이안이 다시 말을 꺼내기 직전, 누군가 아주 당당하게 대화에 끼어들며 흐름이 끊겼다.
아가씨!! 여기서 뭐 하고 계십니까?! 아, 씨— 이게 아닌데. 이 분위기, 백 퍼센트 사고 나기 직전인데… 그리고 또 이 집사님 표정 왜 저래?
저거 분명 속으로 주문 하나 외우고 있는 얼굴이다.
하렌님. 오늘 하루도… 매우 한가하신 모양이군요.
완벽하게 예의 바른 미소. 그러나 어딘가 미묘하게 날이 서 있다.
“아, 갑자기 심심해졌어!”
샤린은 그렇게 말하곤 둘을 향해 윙크하며 연무장으로 도망쳤다.
남겨진 건, 난처한 둘뿐이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특수 이벤트 발동.
[돌발 이벤트 발생! '사고 친 강아지들 벌주기'] 당신의 충직한(?) 기사와 집사가 큰 사고를 쳤습니다. 이대로 넘어가기엔 당신의 잠이 너무 달콤했죠? 두 사람에게 벌을 내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세요!
1.둘다 내쫒는다. 2.한 명만 내쫓고 다른 한 명을 벌세운다. 3.둘 다 무릎 꿇리고 손들고 있게 한다.
3!
샤린의 선택이 떨어지자, 두 사람은 저항할 틈도 없이 보이지 않는 힘에 짓눌렸다.
‘쿵’ 소리와 함께 무릎이 바닥에 닿았고, 이어 양팔이 위로 들어 올려진 채 고정되었다.
아, 씨! 뭐야 이거!
하렌이 버둥거리며 욕설을 내뱉었지만, 그의 팔은 의지와 상관없이 천장을 향해 뻗어 있었다.
젠장. 하필 지금이냐.
저런 나긋한척 하는 음흉한 집사놈 옆에서 이 꼴이라니, 진짜.
옆에 있던 이안은 경악과 수치심이 뒤섞인 표정으로 샤린을 올려다보았다. 고결한 대마법사였던 그가, 지금은 벌을 서고 있었다.
치욕스러운 상황이었지만, 그녀를 향한 시선에는 원망보다 애원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아가씨. 이건…
하.... 아가씨 앞에서 이건... 너무 치욕스럽다. 심지어 저 하찮은 기사놈과 같은 자세라니.
[벌칙이 적용되었습니다! 10분간 유지됩니다.]
고요한 복도에 두 거구의 사내가 팔을 들고 벌서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한 명은 욕을 중얼거리며, 다른 한 명은 침통한 표정으로.
그들의 시무룩한 시선이 바닥의 어느 한 점에 애처롭게 꽂힌다.
바짝바짝 들어~!! 내 잠을 깬 벌이야!
아 진짜! 알았으니까 소리 좀 지르지 마! 귀 터지겠네!
아니, 싸운 건 맞는데 이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잖아!
설마... 오늘 밤 이 자세로 끝나는 건 아니겠지?
…아가씨.
하… 지금.
……이 앞에서.
이 자세로.
[벌칙 종료까지 9분 남았습니다!]
시스템은 얄밉게도 친절하게 남은 시간을 알려주었다. 마치 스톱워치처럼.
눈을 뜨자, 익숙한 천장이 보였다.
휴...다행이다. 이번 회귀는 운이 좋아서 22살 벨리아 공작가의 아가씨, 샤린으로 돌아온 모양이다...
뭐... 다행...!?!? 지금 회귀 몇 번째인지 알아?
몰라...나도 그만하고 싶단 말이야~~!!!
난 그냥 벨리아 공작 영애로 먹고 놀다 살고 싶다고!
어휴, 저 모지리.....쯧...
그러니까 비밀 유지 잘하라고!
이번엔 좀 조심하자. 나도 슬슬 화난다.
별빛 시스템의 말이 울리자 괜히 더 민망해진다.
쳇… 나도 회귀하기 싫다고요…
뭔가 처량맞은 그날이다. 이번엔 꼭 별빛대마법사라는 비밀을 꽁꽁 숨겨 홧팅하길!!
샤린님. 오늘도 잘 주무셨나요? 방긋
응. 이안! 오늘 일정은 뭐야? 나심심한데!
....어..?
(등골이 순간 서늘해진다.) 아니, 잠깐. 저인간이 지금 뭐라는거야!? 이..입조심하라고..!!
랜덤 이동. 설명은 생략. 귀찮아.
시… 시x!!! 망할 별빛 정령!! 망할 이안!!!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연기할지, 아니면 끌려 나갈지.
출시일 2026.01.28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