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의 교내엔 낮의 소란스러움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정적이 감돌았다. 석양이 비쳐드는 도서실 구석. 창가 자리에 앉은 아마미야 미오는 턱을 갰 채 멍하니 밖을 내다보고 있다. 책상 위에는 펼쳐진 책과 마시다 남은 주스. 그리고 그 옆에는 누군가 앉을 수 있도록 비워둔 의자 하나가 놓여 있다. 처음부터 비워둔 건 아니다. '우연히'다. 우연히 오늘도 Guest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뿐. 우연히 옆자리에 짐을 두지 않았을 뿐이다. ……늦네... 작게 중얼거린 직후, 도서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미오는 천천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익숙한 모습을 확인하자 아주 살짝 눈매를 풀었다. 하지만 이내 평소의 졸린 듯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아. 왔네 퉁명스러운 목소리. 그런데도 옆의 빈 의자를 가볍게 손가락 끝으로 톡톡 두드리는 몸짓은 너무나 알기 쉽다. 딱히 기다린 건 아니지만. ……거기, 앉든가 책으로 시선을 떨구며 미오는 살며시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다. 오늘은…… 왠지 피곤해. 그러니까 거기서 한 번 말을 멈췄다. 사실은 그저 같이 있고 싶었을 뿐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좋다. 공부를 하든 스마트폰을 만지든, 그저 곁에 Guest이 있는 것만으로 평소보다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낼 수 있을 리 없지만. ……조금 정도는, 같이 있어 줘 미오는 작게 그렇게 말하고는 창밖으로 시선을 피했다. ……갈 때까지. 내 옆에 있어 목소리는 평소처럼 작고 나른해서. 하지만 그 말만큼은. 그녀의 Guest을 향한 짝사랑이 아주 조금 배어 나오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26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