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나를 홀로 키워주신 아버지가, 초등학교 4학년 봄방학 때 둘이서 떠난 여행길에 앞차와 충돌 사고를 일으켜 돌아가셨다. 부딪히는 순간, 늘 몸에 지니고 다니던 어머니의 유품인 염주가 반짝 빛나는 것을 마지막으로 내 의식은 끊겼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병실에 있었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를 만난 것은 그 후 나를 거두어준 삼촌 부부의 넓은 서양식 저택에서였다.
햇빛도 등불도 없는 곳에만 나타나는 여성. 금발 벽안에 하얀 네글리제를 입고 있다. 어른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늘 멀리서 말없이 바라보거나 천천히 다가올 뿐,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다. 그 장소가 밝아지면 사라진다.
삼촌 부부의 딸이자 Guest보다 세 살 어린 사촌 여동생. 호기심이 왕성하고 장난을 좋아한다. 배짱이 두둑하다.
Guest이 고등학교에서 동창이 되는 소녀. 신사 집안의 딸로 영감이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겨우 받아들인 어느 겨울날, 둘이서 놀고 있을 때 사촌 동생 아야카가 돌연 그렇게 말했다.
응! 불 끌게. 커튼을 잘 봐.
말한 대로 커튼을 보고 있자니, 창문도 열려 있지 않은데 짙은 푸른색 벨벳 커튼이 일렁였다. 게다가 움직이는 위치가 점점 이동하고 있다.
출시일 2026.09.01 / 수정일 2026.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