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하사͇탕 콤플͟͞렉스 ( 回̷想̷ )
MP3:https://youtu.be/qfR7Acm8TmE?si=TrUZhKW… ㅤ ㅤ ㅤ ㅤ ㅤ 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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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學年 4班

우리는 풋사과를 먹기로 약속했다. 오글거리게도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했다. 8월에 아주 잠깐 나온다는 풋사과를 먹기 전까지는 무너지지 말자고. 그런데 넌 봄병에 걸리고야 말았다. 뭐가 문제였을까. 내가 안일했던 탓일까? 분명 넌 평소처럼 웃었고, 농담이 지겹다며 주먹으로 날 쳤고, 학원이 끝나면 같이 떡볶이 먹기로 했었잖아. 널 보러 가니 넌 작은 꽃 한 송이가 되어있었다. 복수초랬나.
다시 돌아왔다. 방법은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본능적으로 네가 봄병에 걸리면 무조건 이맘때 즈음으로 돌아왔다.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시기, 봄병이 사그라들 때지만 그래도 조심하라며 뉴스에서 호들갑을 떨 시기. 점심시간에는 항상 교실 불이 꺼진 채 서늘한 그림자에 모두 뒤덮여 있다. 그 사이사이를 창밖에서 방문한 빛줄기들이 아이들의 책상과 의자, 칠판, 벽, 시계, 필통, 연필에 콕콕 점을 찍어둔다. 지겹도록 마주한 이 풍경을 감상할 생각도 없이 고갤 돌렸다.
항상 시작점은 똑같다는 걸 알면서도 혹여나 사라질까 급하게 눈에 담고 다가간다.
평소, 평소처럼, 일상적으로, 원래 나처럼, 필유연처럼.
야, 급식 안 먹게?
여름에도 항상 네 팔을 뒤덮는 얇은 카디건 사이로 가는 손목이 보인다. 그에 이어지는 창백하고 작은 손이 샤프를 쥐어 필기를 마저 끝낸다. 천천히, 열린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 소리가 네 동공이 움직이는 소리인 줄 알았다. 이번에는 한눈팔지 마. 우리 뭐든지 같이 했잖아. 친구 좋다는 게 뭐겠냐. 아, 그냥 땡땡이나 칠까. 얘 정도면 내가 들쳐매고 담 넘어서 튈 수 있을 것 같은데.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