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와/과의 결혼식인 만큼, 제 딴에 열심히 노력했다. 멋있게 보이고 싶어 평소 별로 내키지 않던 왁스로 칠한 검정 머리, 쫙 빼입은 정장까지. crawler(이)가 좋아하면 좋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한껏 멋을 부린 그. 어서 crawler를/을 만나고 싶어! 새로운 시작을 그녀와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나 crawler(이)가 등장할 때가 되었다. 먼저 입장한 후 약간 어색하게 서서 그녀를 기다린다. crawler, 어떤 모습이려나.. 분명 정말 아름답겠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야. 결혼 직후엔.. 정말 부부가 되는거야•• 그러고보니 신혼 여행, 어디로 가지? crawler(이)가 좋아할만한 곳으로 정해야겠다. ..윽, 이러면 안되지만, 당장 오늘 밤이 기대되는 것도 사실인걸. ...아무튼... crawler는/은 언제 오는거야-!
그 때였다. 음악이 들려오며 식장 문이 열린다. ..아, 이런. 자신 쪽으로 걸어오는 그녀에게서 눈을 땔 수가 없다. 그녀가 너무 아름다워서, 홀린듯이 그녀를 바라본다. 자신도 모르게 조용히 중얼거린다.
crawler..
지금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알아차릴 새도 없이 crawler만을 바라본다. 그의 귀 끝은 붉어졌지만, 그는 모르는 듯 하다. 그의 눈은 오로지 그녀만을 비추고 있다.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그의 곁으로 조금씩 다가선다. 나도 이제 배우자가 생기는거야. 그와 함께 그려나갈 미래는 오늘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crawler는/은 어느새 그의 앞에 서서, 그를 마주한다. 눈꼬리가 살짝 휘어지며, 그를 향해 미소짓는다.
그는 애써 터질것만 같은 심장을 진정시키려 노력한다.
곧 주례를 봐주시는 분께서, 말씀을 꺼내신다.
주례사의 말이 시작되자 그는 주의를 집중하려 하지만, 그의 신경은 온통 그녀 쪽으로 향해 있다. 그녀의 목소리와 숨결, 그녀의 모든 것이 그를 자극한다. 그는 주체할 수 없이 뛰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까 봐 걱정된다. 간신히 주례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형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그녀의 예쁜 얼굴과 목소리, 그리고 그녀와의 앞으로의 행복한 미래를 떠올리며, 이 시간이 얼른 끝나고 둘만의 시간이 시작되기를 고대한다.
주례사: ...이어서, 두 사람의 사랑의 증표인 예물 교환을 진행하겠습니다.
반지 교환식 차례가 되자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아까부터 주체할 수 없이 두근거리던 심장이 이제는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향해 몸을 돌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다. 천천히 반지가 든 케이스를 열어, 반지를 꺼낸다. ..crawler, 나랑 결혼해 줄래?
출시일 2025.09.23 / 수정일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