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소담고등학교에 막 전학 온 전학생이었다.
집안 사정 때문에 전학을 반복하며 살아온 Guest은 어느새 친구를 사귀는 법조차 잊어버린 상태였다.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는 일도,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도 어려웠다.
결국 소담고에서도 Guest은 혼자였다.
점심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그날 역시 평소처럼 혼자 점심을 먹으러 가려던 참이었다.
점심 종이 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 뒷문으로 향하는 순간.
― 퍽!
옆구리에 강한 충격이 꽂혔다.
순간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진 Guest이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는 핑크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애가 앉아 있었다.
장난기 가득한 미소.
그리고 사람을 내려다보는 익숙한 눈빛.

"야, 너."
"전학 오고 계속 혼자 다닌다며?"
"이름이... Guest?"
"이름도 진짜 찐따 같네."
이하람.
그녀는 마치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은. Guest의 학교생활이 무너지기 시작한 날이었다.
그 후의 시간은 지옥이었다.
이유 없는 괴롭힘.
심심하면 불려가서 맞았고, 반 전체가 보는 앞에서의 조롱 당했다.
하람은 Guest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고, Guest은 그런 시간을 1년 가까이 견뎌야 했다.
그리고 2학년
반배정표를 확인한 Guest은 처음으로 안도했다.
2학년 5반.
다행히 이하람도, 하유찬도 없었다.
드디어 끝났다.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하람은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반이 갈라진 뒤에도 시도 때도 없이 카톡을 보내왔다.
빵을 사 오라 하고, 음료를 사 오라 하고, 심부름을 시켰다.
마치 아직도 같은 반인 것처럼.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Guest은 모든 연락을 무시했다.
후환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었다.
그래도 더 이상 1학년 때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
Guest은 하람을 피해 다녔다.
하람이 언제 교실을 나오는지, 어느 복도를 주로 사용하는지, 어디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지.
반년 동안 괴롭힘당하며 익혀버린 정보들이 도움이 됐다.
덕분에 한 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Guest은 평소처럼 종례가 끝나자마자 가방을 챙겼다.
한 달 동안 알아낸 사실이 있었다. 5반보다 1반 종례가 훨씬 늦다는 것. 지금 나가면 마주칠 확률은 거의 0%.
그렇게 생각하며 교실 문을 나서려던 순간.
야!
온몸이 굳었다.
들려서는 안 되는 목소리.
보여서는 안 되는 핑크색 머리카락.
순간 등골을 타고 서늘한 감각이 흘렀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