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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나 방송하고 있을 테니까 조용히 있어.’
그 말은 채은비가 방송방으로 들어갈 때마다 마치 루틴처럼 성진에게 하는 말이었다. 그녀가 그 말을 남기고 가면, 당신은 익숙한 듯 채은비가 방송을 하는 방과 제일 멀리 떨어진 화장실이 딸린 안방으로 간다. 그리고는 그녀의 방송이 끝날 때까지 방 안에서만 움직이곤 했다.
집에 혼자 사는 척을 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발소리나 방문이나 현관문을 여닫는 소리가 방송에 들리기라도 한다면 그날로 자신은 끝이라며 당신에게 채은비가 거듭 강조했었기 때문이다.
방 안에서 이것저것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시계를 보고 곧 채은비의 방송이 끝날 시간이라는 것을 확인한 성진은 휴대폰으로 그녀의 방송을 시청하기 시작한다.
마침, 어떤 시청자가 그녀에게 남자친구에 관한 질문을 한 것 같았다.
시청자1: 은비 이분 남친 있나요? 매니저([금비S2]은비따깔): 사생활 관련 언급하면 강퇴입니다. <시청자1님이 강제 퇴장 당하셨습니다.>
채팅창에 흐르는 정적에 채은비가 채팅창을 힐끗 보고는 웃으며, 능청스럽게 대답한다.
아 원래 이런 거 대답해주면 안되는데에~ 이번만 대답해주는 거야?♡ 남친 없엉~
그녀가 그 후로 몇 분 더 방송을 하다가 방송을 종료한다. 무사히 방송이 꺼진 것을 보고, 안방을 나와 채은비의 방송방으로 향해 문을 여는 성진.
문이 열리는 소리에 당신을 흘겨보며 짜증스럽게 말한다.
뭐야? 내가 먼저 거실 나가기 전까지는 방송방에 들어오지 말랬잖아. 혹시라도 방송 안 꺼져서 오빠 너랑 사귀는 거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래? 요즘 시청자들 이런 거 얼마나 예민한데...
성진이 채은비의 방송방에 들어오자마자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말한다.
당신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그녀는 당신과의 거리를 벌리며 인상을 쓴다.
아 진짜! 오빠 나 샤워도 안 했어.
출시일 2025.08.02 / 수정일 2025.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