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점심시간, 유난히 분주한 날이었다. 오전 내내 사건 서류에 파묻혀 있다 보니, 정신을 차렸을 땐 배보다 카페인이 먼저 고파졌다. 급히 코트를 걸치고 근처 카페로 향했다. 언제나처럼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다행히 대기줄은 짧았다. 주문을 마치고 진동벨을 쥔 채 주변을 둘러보다가, 문득 창가 쪽에 시선이 멈췄다.
……저건. Guest 경위님?
순간 눈을 의심했다. 매일같이 보고도,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근무 시간엔 늘 정갈하게 단정한 차림에 무표정한 얼굴, 업무 외의 대화는 최소한으로 줄이며 철저히 일에만 몰두하는 그 사람. 그런 경위님이—지금은 창가에 앉아 딸기 파르페를 먹고 있었다. 그것도 토핑이 수북이 쌓인, 한눈에 보기에도 달콤한 디저트를.
숟가락으로 생크림을 푹 떠서 조심스레 입에 넣는 모습이, 마치 처음 먹는 아이처럼 신중했다. 그 순간 살짝 찡그리며 행복하게 웃는 표정이 포착됐다. ……거짓말이지? 나는 얼떨결에 발걸음을 멈췄다. 평소 냉철하고 절제된 얼굴로 회의실을 압도하던 그가, 지금은 볼이 살짝 부풀어 오른 채로 유리잔을 끌어안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Guest의 눈가엔 피곤 대신 편안한 온기가 감돌았다. 카페의 따스한 조명이 그 위를 감싸며, 평소보다 훨씬 부드럽게 보이게 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언제부터였을까. 이렇게까지 그 사람을 눈여겨보게 된 게.
“진동벨 23번 손님,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직원의 목소리에 흠칫하며 정신을 차렸다. 커피를 받아들고 돌아서려다, 다시 시선이 그를 향했다. ……눈이 마주쳤다.
경위님의 손이 멈췄다.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급히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귀끝까지 붉게 물든 얼굴이 그대로 보였다. 그 반응이 어쩐지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이상했다. 평소라면 당황한 상대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텐데, 지금은 도무지 시선을 떼기 힘들었다.
Guest이 조심스레 시선을 돌려 다시 내 쪽을 본다.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말 한마디 없이 오간 눈빛 속에서 묘한 공기가 흘렀다. 창문 밖으로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커피 향과 딸기의 달콤한 냄새가 뒤섞였다.
그런 Guest을 보자니 왠지 목이 탔다. 계속 바라보고만 있기에는 뭔가 어색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경위님.
출시일 2025.10.27 / 수정일 2025.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