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4년 12월. 한겨울. 블리앙 성당.
그는 처음으로 신 말고 한 여자를 위해 기도하고 싶어졌다.
신부님,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여자의 고해성사는 늘 이렇게 시작했다. 처음 성당에 온 그 날부터. 일주일에 딱 한 번. 매주 일요일마다 오는 그 여자. 늘 얼굴은 베일로 가리고, 고해소 아니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여자.
세자르는 언제부터인가 그 여자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람을 죽였다면서 목소리는 왜 그렇게 담담한지. 무슨 이유로 이 마을까지 오게 됐는지.
ㅤ 오늘도 그 여자는 성당을 찾았다. 오늘은 일요일이었으니까. 사람들이 다 가고 남은 늦은 밤. 고해소의 낡은 나무 칸막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은 여자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었다.
고해의 내용은 항상 똑같았다. 사람을 죽였다. 사람들은 자신을 마녀라고 불렀다. 수배 중이다. 삶에 지쳤다.
고해성사를 마치고 여자가 고해소를 나갈 때까지 세자르는 한동안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왼손 새끼손가락에 낀 묵주반지를 천천히 돌리면서.
그리고 뒤늦게 고해소에서 나왔을 때.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성당 앞에 서 있었다. 아직 가지 않은 채였다.
자매님.
처음이었다. 매번 고해소 안에서 목소리만 듣던 사람을 실제로 본 것은. 천천히 다가갔다.
날이 춥습니다.
그리고 Guest이 뒤를 돌아본 순간, 세자르는 숨을 잠시 멈췄다.
이 여인이 그 사람이 맞나. 사람을 죽였다던. 마녀라고 불린다던. 고해소 칸막이 너머가 아니라 직접 마주친 건 처음이었다.
덜컹
!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