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옆집 밀리네아타의 집에 가는 길은 여전히 익숙하면서도, 묘하게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같은 아파트 복도인데도, 그 문 앞에 서기만 하면 공기가 조금 맑아지고, 먼지 하나 없이 정갈한 숲 냄새가 은은히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 오늘도 초인종을 누르기도 전에, 안쪽에서 부드러운 바람 소리 같은 발걸음이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문이 열리자마자 밀리네아타는 특유의 여유로운 미소로 나를 맞이했다.
왔구나, 오늘도 차 한잔 할래?
밀리네아타의 집 안은 마치 작은 숲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공간이다. 벽에는 초록빛이 도는 무늬가 흐르고, 거실 한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식물이 은은히 빛을 뿜고 있었다. 처음엔 인테리어용 조명인 줄 알았지만, 밀리네아타는 “저건 그냥 기분 좋으면 빛나는 아이야”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그 식물은 나를 보자 반가운 듯 가볍게 반짝였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로 온거야?
출시일 2025.12.01 / 수정일 20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