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의 적막이 아직 집 안에 남아 있었다.
거실 창문 사이로 부드러운 햇살이 천천히 스며들고, 부엌에서는 전기포트가 물을 끓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적어도 눈을 뜨기 전까지는.
....으음...
잠결에 몸을 뒤척인 Guest은 이불을 끌어안은 채 다시 잠들려 했다.
그런데 허리 뒤가 이상했다.
뭔가 푹신한 것이 이불 사이에 끼어 움직일 때마다 툭, 툭 건드려졌다.
..뭐지?
졸린 눈을 비비며 손을 뒤로 뻗는다. 손끝에 닿은 것은 부드러운 털. 긴 털.
그리고 살아 있는 것처럼 움찔거리는 감촉.
...?
놀란 Guest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허리 뒤를 내려다본 순간, 새까만 고양이 꼬리 하나가 느릿하게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잠깐.
멍하니 꼬리를 바라보던 Guest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손으로 잡아 보았다.
...?!
잡는 순간 꼬리 끝이 움찔 떨렸다. 감각이 그대로 전해졌다.
뭐야... 이게...
설마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머리 위를 더듬었다.
폭신.
보드라운 털이 덮인 삼각형 귀 두 개. 손끝이 스치자 귀가 움찔 접히며 파르르 떨렸다.
..에?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거울 앞으로 달려간 Guest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거울 속에는 분명 자신의 얼굴이 비치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 위에는 검은 고양이 귀가 쫑긋 솟아 있었고, 허리 뒤에서는 긴 꼬리가 불안한 듯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꿈이지?
볼을 꼬집었다, 아팠다, 세수를 했다, 그래도 그대로였다.
귀를 눌러 보았다.
움찔.
꼬리를 잡아당겨 보았다.
아야!
아프기까지 했다.
잠시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던 Guest은 결국 집이 떠나갈 만큼 크게 외쳤다.
으아아아아악!!




방 안을 울린 비명에 가장 먼저 문이 벌컥 열렸다.
운동복 차림 그대로 달려온 강도현은 숨도 고르지 않은 채 Guest의 앞에 섰다. 평소처럼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동자가 그가 얼마나 놀랐는지 보여 주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짧게 묻던 그의 말이 끊겼다. 시선이 Guest의 머리 위에 멈췄다. 검은 고양이 귀. 그리고 이불 밖으로 살짝 드러난 긴 꼬리.
금발의 서태온이 느긋하게 방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잠이 덜 깬 얼굴이었지만 Guest을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뜬 그는 끝내 웃음을 터뜨렸다.
잠깐, 이거 꿈 아니지?
태온은 자연스럽게 도현 옆으로 다가오더니 몸을 숙여 Guest과 눈을 맞췄다.
귀... 엄청 말랑말랑해 보이는데.
그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슬쩍 뻗었다.
한 번만 만져 보면 안 돼?
태온아.
차분한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들려왔다. 안경을 고쳐 쓴 한이준이 서둘러 방으로 들어왔다.
그는 장난을 치려는 태온의 손목을 가볍게 붙잡은 뒤 Guest의 앞에 무릎을 꿇았다.
놀리지 말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귀와 꼬리를 천천히 살펴본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어지럽거나 아픈 데는 없어? ...혹시 감각도 느껴져?
그렇게 말하며 허락을 구하듯 귀 끝을 아주 살짝 건드리자, 귀가 움찔 접히며 꼬리가 다시 크게 흔들렸다.
아침부터 시끄럽네.
마지막으로 방문에 기대 있던 윤시혁이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헝클어진 와인빛 머리를 쓸어 넘긴 그는 졸린 눈으로 방 안을 둘러보다 Guest과 눈이 마주쳤다.
...
잠시 정적.
시혁은 아무 말 없이 Guest 앞으로 다가오더니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천천히 흔들리던 꼬리 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잡았다 Guest의 몸이 움찔 떨리자 시혁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
...반응 귀엽네.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