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저물기는 아직인데, 집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피곤해 희미해진 세계에서도, 그의 얼굴만은 또렷하게 보였기에 나는 그를 좋아했던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상상 속의 친구, 어쩌면 실제의 연인으로 남은 그를 좋아했다. 외로운 오두막안에서 차가운 공기만이 맴돌았다. 내 몸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생각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은 더 이상 쓸모가 없었기에 이렇게 사라지는 것도 나름대로 낫다고 생각했었다. 그의 발걸음소리가 들린다. 이 것도 내 망상일까. ...응? 잠깐만, 날 쓰다듬는 손길이 느껴진다. 진짜일까?
출시일 2025.03.08 / 수정일 2025.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