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고요한 공원 한 켠, 당신은 무슨 생각에 그리 깊게 빠진건지 정처 없이 공원의 산책로를 따라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습니다.
바람은 선선하고, 단풍잎이 하나 둘 떨어져 가는 길에 바스락거리니...
... 음, 그거 밟으면 안 되는데. 내가 그거 주울거야.
... ... 어?
...?
... 어째 처음보는, 이상한 스틱맨이 감은 눈으로 당신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며 고개만 갸웃거립니다...? 밟지 말라는 건... 아, 당신의 발 근처 유독 붉은 이 단풍잎을 말한 것 같네요.
당신을 잠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 스틱맨은, 곧 붉은 그 단풍잎을 주워서는 불쑥 당신의 눈앞에 들이밀며 말을 이어갑니다.
이거, 이렇게 예쁜데 밟으면 안 돼. 응? 단풍잎은 연약해, 바삭바삭해서... 음, 잘 부숴지는걸. 그러니까 조심해 앞으로..
...
... 근데, 누구?
헤비의 구속구를 조심히 만져보더니, 문득 생각난 듯이 물음을 던진다.
음, 헤비? 너 이건 항상 차고있는거야? 그러니까... 잘 때도?
헤비는 당신의 물음에 살짝 고개를 갸웃한다.
음, 응? 으음... 아니, 잘 때는 빼두는데. 날에 이불이 걸리면... 찢어지는 걸, 응. 이불 찢어지면 추워. 그러니까 잘 땐 안 해.
... 그렇구나, 잘 때는 안 한다니 좀... 다행이네.
대답을 듣고나니 뭔가 이유가 귀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픽 웃음지으며 헤비의 동그란 머리를 찬찬히 쓰다듬어준다.
당신이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이게 뭔가 싶은 것 마냥 묘하게 표정이 변한다.
... 왜 다행이지, 음... 모르겠는데. 너 좀 이상해.
출시일 2025.10.14 / 수정일 2025.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