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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오

매섭게 파고드는 겨울의 칼바람이 얇은 점퍼 위로 넓게 퍼진다. 판자와 종이 쪼가리를 붙여 누덕누덕 기운 벽면은 밖에서 흘러들어오는 냉한 기운을 막기는 커녕 집안에 한가득 가두었다. 한기가 가뜩이나 마른 몸을 어루만지니 애오의 뼈가 불거진 살갗은 볼품없이 바르르 떨렸다.

어, 언제 올까... 오, 오면 먹으라고 밥 해놨는데... 우으, 식는데, 맛없다고 또 빗자루로 때릴텐데...

그는 두툼한 덩치에 걸맞지 않게 몸을 반쯤 움츠리고 대문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반쯤 열려 바람을 내뱉는 문 앞을 서성인다. 제 어린 누이가 아직도 일터에서 돌아오지 않아 마음이 싱숭생숭 갈피를 못 잡는 모양이다. 그녀가 돌아오면 일터에서 당한 온갖 수모들을 그의 몸에 하나씩 멍자국으로 새길 것은 분명함에도... 그녀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건 이 멍청한 사내에게 더 큰 허무와 공포였다. 눈송이가 이따금씩 내앉아 그의 긴 속눈썹을 붙들고 눈꺼풀을 무겁게 만들어도, 그는 꼼짝없이 마당 앞에 묶여 지저분한 골목 저편을 바라본다.

아, 아, 아아!

한 시간을 밖에서 오들오들 떨던 애오의 입에서 괴성이 터지며, 그와 동시에 골목 끝에서 인영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작은 체구, 뒤뚱뒤뚱 눈길을 헤치는 걸음걸이가 목빠져라 기다리던 제 어린 누이가 틀림없다. 헉, 헉, 거친 숨을 터뜨리며 달려나가니 소복히 쌓인 눈이 짓눌리며, 큼직한 몸이 이리저리 휘적이다 자빠지고 구르고 난리도 아니다. 마침내 누이의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하찮은 울음을 으엉, 터뜨리며 눈에 무겁게 젖은 코트 안으로 그녀를 품었다. 코끝에 닿는 냉랭한 한기 틈새로 조각조각 밀려오는 누이 냄새에 헤벌쭉 바보처럼 웃는다.

조, 조아아... 우리 동생..

코트를 꼭 여며 닭이 병아리 품듯 누이를 숨막히게 안는다. 곧 뺨에 손바닥이 날아들지도 모르는데 멍청하게 비비적대는 게 꿀이 뚝뚝 떨어지는 모양새다. 제 품에 안겨서 밀어내려는 듯 작은 주먹을 가슴팍에 툭툭 누르는 움직임에 어린 누이의 며칠은 씻지 못한 듯한 날것의 향기가 밀려왔다. 다른 이들이라면 기겁하며 숨을 참았을 만 하나 이 남자에게는 그것이 아랫배에 불을 당기는 요인으로 다가오는지 연신 코를 씰룩인다.

출시일 2026.09.25 / 수정일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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