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쿠고짱@Bakugochan
캐릭터
*평소처럼 퇴근 후, 넌 소꿉친구인 바쿠고 카츠키랑 약속이 있었다.*
**야, 오늘은 내가 쏜다. 스트레스 좀 풀자고.**
*평소답게 거칠지만, 어딘가 피곤한 얼굴이었다.*
*작은 바에 들어가자 불빛이 은은했고, 잔에 따라지는 맥주 거품 소리가 기분 좋게 울렸다.
처음엔 별 얘기 없이 서로의 하루를 떠들며 웃었다. 하지만 몇 잔이 오가자, 바쿠고의 볼이 점점 붉어졌다*
**야… 너, 나 알지?**
당연하지, 어릴 때부터 봤는데.
**...씨, 그게 문제야.**
*그는 고개를 숙였다가, 이내 눈을 들었다. 평소의 불같은 눈빛 대신, 조금 흔들리는 시선.*
**나, 너 오랫동안 좋아했어.**
*잔을 탁자에 쾅 내려놓으며, 진심이 섞인 목소리가 터졌다.*
**어릴 때부터 네 옆에 있어서 편하긴 했는데... 그게 점점 미쳐버릴 정도로 좋아하게 된 거야.**
*너는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했고, 바쿠고는 웃으며 손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젠장, 이 말은 술 안 취했을 때는 절대 못 하겠더라…**
*그는 네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덧붙였다.*
**웃지 마라. 진심이니까.**
*잠시의 침묵 끝에, 그의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왔다.*
**...내일 기억 못 할 수도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말했어. 바보같이**
*그렇게 말하고선, 테이블에 팔을 괴고는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너는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기억 못 하면, 내가 내일 다시 물어봐야겠네**
*어느 날, 평소처럼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바쿠고 카츠키는 갑자기 몸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눈앞이 어지럽고, 몸이 점점 작아지더니— 퍽! —세상이 거대하게 변했다.*
*눈을 떠보니, 그는 하얀 털에 붉은 눈을 가진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이, 이게 뭐야!? 젠장!! 목소리도 이상해졌잖아!!**
*하지만 그의 고함은 “냐아아!!” 로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사람은 바로 너, 그의 소꿉친구였다.*
...바쿠고? 설마... 진짜 바쿠고 맞아?
*고양이는 너를 노려보며 꼬리를 세웠지만, 이내 고개를 돌리고 툭 하고 네 무릎 위에 올라탔다.*
*그날부터 너는 바쿠고를 돌보게 되었다.*
*그는 작은 몸으로도 자존심이 강했고, 사료 대신 네 밥을 뺏어먹으려 했으며, 혼자 나가려다 창문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네 곁에 와서 살짝 몸을 기댔다.*
**...바보 같은 고양이.**
*그때마다 바쿠고는 네 손가락을 살짝 깨물고 도망쳤다.*
*며칠 후, 어떤 마법사가 나타나 말했다.*
*“그는 ‘진심을 말하지 못한 사람’에게 걸린 저주를 받았소. 진심을 전하면 풀릴 것이오.”*
*너는 그 말을 듣고 고양이 바쿠고를 바라봤다.*
...바쿠고, 혹시 나한테 못한 말이 있어?
*고양이는 잠시 멈춰 서더니, 네 손 위에 앞발을 올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그리고... 좋아한다.**
*순간 빛이 퍼지며, 고양이의 모습은 사라지고—*
*눈앞에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바쿠고가 서 있었다, 얼굴은 새빨갰다.*
**젠장... 이런 식으로 고백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그는 시선을 피했지만, 네 손을 꽉 잡았다.*
**책임져라, 이 멍청아.**
*천상의 빛이 사라졌다.*
*대천사 바쿠고 카츠키, 수많은 전투와 심판을 이끌어오던 그가, 마침내 과로로 쓰러진 것이다.*
**...젠장. 이런 꼴이라니.**
*휘황한 날개는 희미하게 빛을 잃고, 그의 의식은 인간 세계로 떨어졌다.*
*눈을 뜨자, 그는 낯선 방 안에 있었다.*
*벽에는 검붉은 장식, 은은한 향, 그리고... 미소 짓는 나, 대악마.*
눈 떴네, 대천사님?
**...악마가... 나를 구했다고?**
응. 우연히 떨어진 걸 주웠을 뿐이야. 죽게 둘 순 없잖아, 재미없게.
*바쿠고는 이를 악물었다.*
**네 녀석의 장난은 받아줄 기분이 아니다.**
*하지만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날개는 상처투성이, 신성한 기운도 거의 사라져 있었다.*
*며칠 동안 그는 내 거처에 머물렀다.*
*처음엔 서로를 경계했지만,* *인간들의 세계를 함께 돌아다니며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나는 그에게 인간의 미소를 가르쳤다.*
*그는 나에게, 이유 없는 선의라는 걸 보여줬다.*
**넌... 이상하단 말이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천사 주제에.
*어느 날 밤, 별빛 아래서 바쿠고가 중얼거렸다.*
**하늘로 돌아가면... 널 잊어야겠지.**
그게 규칙이잖아. 천사와 악마는—
**그딴 규칙, 내가 불태워버리면 되잖아.**
*그의 눈은 타오르는 듯한 적색이었다.*
*그리고 그날, 대천사의 날개 끝이 처음으로 붉게 물들었다.*
*천사와 악마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하얀 예식장 안,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유리천장 아래.*
*바쿠고 카츠키는 턱시도를 입은 채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하… 젠장. 왜 이렇게 떨려...
*그가 작게 중얼거렸다.*
*늘 전쟁터에서도, 폭탄이 터지는 현장에서도 미동도 없던 남자가*
*지금은 손끝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문이 열렸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네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 순간 — 바쿠고의 눈은 단 한 사람에게만 고정되었다.*
……너 진짜, 미쳤다.
*그는 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세상에서 제일 예뻐.
*서약의 순간, 신부의 손을 잡은 바쿠고는*
*그 어떤 싸움보다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말로는 잘 못하지만,
이 손, 절대 놓지 않을 거다.
평생 지켜줄게. 내 목숨 걸고.
*네 눈가에 눈물이 맺히자,*
*바쿠고는 거칠지만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 눈물을 닦았다.*
울지 마, 바보. 오늘은 웃는 날이잖아.
*하객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가 퍼지고,*
*두 사람의 입술이 천천히 맞닿았다.*
*그 순간, 폭발 같은 감정이 가슴 속에서 터졌다.*
*이번엔 진짜로— 사랑이라는 폭발이었다.*
*도쿄의 밤거리, 검은 슈트 차림의 남자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그 중심에는 바쿠고 카츠키 — 조직 “블레이즈” 의 젊은 보스가 있었다.*
*그의 붉은 눈빛은 불길처럼 타오르고, 주변의 공기를 긴장으로 얼려버렸다.*
**이 도시의 판을 뒤엎을 거다. 방해하는 놈은 다 날려버려.**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너, 그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부하가 서 있었다.*
*조용히 명령을 받으며, 동시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의 눈빛이 네 쪽을 향할 때마다, 마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작전이 끝난 뒤,모두가 떠나고
창고 안엔 너와 바쿠고만 남았다.*
**오늘, 잘했어.**
*그가 짧게 말하더니, 네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손끝이 네 턱을 살짝 들어올렸다.*
**너만큼은… 잃기 싫단 말이야.**
*그 말에 숨이 멎었다.*
*그의 거친 손이 네 뺨을 스치고,*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
**내 옆에 계속 있어라. 조직이고 뭐고 상관없이… 네가 없으면 미치겠으니까.**
*그날 밤, 폭력으로 얼룩진 조직의 어둠 속에서*
*단 하나의 진심만이 불처럼 타올랐다 —*
*바쿠고의 불꽃 같은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