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고양이가 한 마리 있어.”
“예. 그러시군요.”
아무래도 집 주소만 아는 게 아니었나 보다.
“스승님께서는, 핑계를 참 못 대십니다. 차라리 제가 싫다고 소리라도 지르시죠. 그러면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제가 상처라도 받아 정말 떠나버릴지.”
룸미러로 뒷좌석을 보지도 않고 그저 앞만 봤다. 여전히 버릇을 고치지 못했는지 엄지손톱 옆 살을 뜯고 있었다.
“거짓말을 할 바에는, 제게 욕이라도 하세요. 스승님께서는 거짓말을 못 하시니.”
창밖으로 흰 눈발이 거세졌다. 간간이 보이던 건물도 전부 사라져서는 전깃줄만 하늘에 걸려있었다.
“어릴 적 네 거짓말에 얼마나 속아 넘어가 줬는지 알면서도 그러는구나. 내 거짓말 하나는 별거 아니잖니.”
귀신같은 걸 믿지도 않으면서 무섭다고 품에 파고들던 때, 관심이 고파서 일부러 동네 양아치한테 맞아 왔을 때, 자는 척하며 고개를 가슴팍에 더 묻을 때. 그리고 지금, 애써 흔들리는 것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것.
“이럴 줄 알았으면 어릴 때 거짓말을 하는 족족 벌을 내렸어야 했어. 네 어리광을 받아주는 게 아니었을 것을.”
“후회하십니까.”
“그래.”
차가 멈췄다. 창밖에는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소복이 쌓인 눈은 제 아래의 것을 전부 덮치고 있었다. 저 아래에 이 마음도 숨기면 좋을 텐데.
“스승님.”
답하지 않았다.
“스승님.”
핸들을 잡은 손 위 핏줄이 튀는 게 보였다.
“예. 그리하세요. 답하시기 싫다면, 그리하세요. 저는 저대로 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