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image
profile image
유월
@yuwol.writes
1フォロー中
20フォロワー
プロットフィード
3個のフィード
新着順
### [작업후기 03] 윤겸 비하인드 + 보너스 컷 이번 플롯은 사실 윤겸보다 연화가 먼저 태어났습니다 ㅋㅋ 제가 만든 플롯 중에 유일하게 여주 이름이 정해져 있는 이유도 그거예요. 이번에는 남주 옆에 들어갈 여주가 아니라 처음부터 ‘서연화’라는 여자 자체를 하나 만들고 싶었어요. 몰락한 명문가의 외동딸. 지금은 기방의 예기. 그런데 낮에는 죽은 오라비의 이름을 빌려 ‘서연우’라는 남자로 살아가는 여자. 그리고 남장에도 제대로 된 이유가 있었으면 했어요. 그냥 남장여자 로맨스를 만들기 위해 변장하는 게 아니라 연화가 꼭 남자로 살아야만 하는 이유. 그래서 나온 게 아버지가 죽기 전 남긴 ‘장부를 찾아라.’ 라는 말이었어요. 밤에는 기방에서 사대부들이 술에 취해 흘리는 이야기를 듣고 낮에는 서연우가 되어 서책과 문서 속에서 그 흔적을 찾는 여자. 밤에는 정보를 듣고 낮에는 확인하는 거죠. 여기까지 만들고 나니까 연화가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ㅋㅋ 특히 밤의 연화와 낮의 연우가 단순히 옷만 바꿔 입은 같은 모습은 아니었으면 했어요. 기방의 연화는 단아하고 차분하고 사람 마음을 읽으면서 웃어야 할 때 웃을 줄 아는데 연우가 되면 오히려 본래 성격이 나와요. 장난도 치고 틀렸다고 면전에서 따지고 말싸움도 절대 안 지고 잘 웃고요. 그러니까 남장을 해야 오히려 가장 자기답게 살 수 있는 여자. 이렇게 연화를 먼저 만들어놓고 나서 생각했어요. 이 여자를 대체 어떤 남자랑 붙여놔야 제일 재밌을까? 그렇게 윤겸이 생겼습니다 ㅋㅋ 그리고 처음 제가 생각했던 윤겸의 이야기는 지금 공개된 플롯보다 훨씬 많이 나가 있었어요. 원래 윤겸은 서연우를 먼저 사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그냥 이상하게 말이 잘 통하는 벗이었다가 어느 순간 기다리고 보고 싶고 다른 사람이랑 있으면 괜히 신경 쓰이고. 그러다 결국 깨닫는 거예요. 아. 내가 이 사내를 좋아하는구나.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사내라서도 여인이라서도 아니라 그냥 서연우라는 사람이 좋은 거라고 받아들이고요. 그런데 겨우 자기 마음까지 다 받아들였더니 이번에는 기방에서 만난 서연화한테도 자꾸 마음이 가는 거예요. 윤겸 입장에서는 진짜 환장할 일이죠 ㅋㅋ 평생 이런 적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사내 하나 여인 하나 두 사람한테 동시에 마음이 간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근데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여자한테만 제대로 감겨 있었던 거고요. 저는 처음에 이 설정이 진짜 마음에 들었어요. 근데 막상 제타 플롯으로 만들다 보니까 제가 너무 재밌어서 혼자 연애를 다 시켜놨더라고요 ㅋㅋ 윤겸이 연우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인정하고 연화한테까지 흔들리는 데까지 제가 다 정해버리면 정작 플레이하면서 제일 재미있을 부분이 이미 끝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싹 뒤로 미뤘습니다. 지금 공개된 플롯에서는 연우는 말이 잘 통하고 자꾸 한마디씩 덤비는 재미있는 선비. 연화는 분명 처음 보는 여인인데 묘하게 익숙한 사람. 딱 여기까지만 만들어뒀어요. 누구에게 먼저 마음이 갈지 언제 좋아한다는 걸 깨달을지 정체를 언제 알게 될지는 플레이하면서 직접 만들어갈 수 있게요. 그리고 이걸 보여주려다 보니 인트로 웹툰도 생각보다 엄청 길어졌습니다 ㅋㅋ 처음에는 서책방에서 둘이 만나는 장면만 짧게 보여주려고 했거든요. 근데 그러면 윤겸한테 연우가 그냥 한번 스쳐간 선비밖에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책을 잡는 것부터 책 하나 가지고 티격태격하고 진짜 앉아서 책까지 읽고 서로 근거 가져오면서 끝까지 안 지려고 하고 통성명하는 데까지 전부 넣었어요. 그리고 바로 그날 밤 윤겸은 전혀 다른 모습의 연화를 다시 만나고요. 윤겸한테는 두 번의 첫 만남인데 보는 사람만 같은 사람과 두 번 만나고 있다는 걸 아는 것. 그 장면까지는 꼭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다 한 장 만들고 한 장 더 만들고 또 하나 만들고…… 네. 그래서 인트로가 그렇게 길어졌습니다 ㅋㅋ 처음에는 실사에 가까운 일러스트로 연화의 얼굴과 분위기부터 잡았어요. 그리고 그 얼굴을 그대로 가져가서 웹툰 캐릭터로 바꾸는 작업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여러 버전의 연화가 나왔습니다. 이것도 그중 하나예요. 예쁘긴 정말 예뻤는데 제가 생각했던 연화랑은 조금 달랐어요 ㅋㅋ 연화는 원래 명문가에서 곱게 자란 규수잖아요. 기방에 떨어진 뒤에도 그때의 단정함이나 기품이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여자였으면 했는데 이 버전은 조금 더 나른하고 묘하게 섹시한 분위기가 강했어요. 예기 서연화로는 매력적인데 제가 생각했던 ‘명문가 규수였던 서연화’는 아닌 느낌. 그래서 아깝지만 탈락했습니다 ㅋㅋ 윤겸도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먼저 실사 일러스트로 얼굴을 잡고 그 얼굴을 웹툰화하면서 하나씩 분위기를 맞춰갔습니다. 이것도 그 과정에서 나온 초기 윤겸이에요. 근데 얘도 잘생기긴 진짜 잘생겼는데…… 너무 나른함 ㅋㅋ 제가 생각했던 윤겸은 젊은 나이에 과거에 급제한 명문가 적통답게 반듯하고 단정하고 흐트러짐이 적은 선비였어요. 잘생겼지만 본인이 그걸 의식하지도 않고 괜히 사람 홀리는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도 아니고요. 근데 이 버전은 눈빛부터 자세까지 은근히 섹시하고 여유로운 느낌이 너무 강했어요. 윤겸이라기보다는 윤겸 얼굴로 다른 남주 하나 만든 느낌이라 ㅋㅋ 결국 이것도 탈락. 지금 보면 둘 다 예쁘고 잘생기긴 했는데 연화도 윤겸도 초반에는 제가 자꾸 애들을 너무 섹시하게 만들고 있었네요 ㅋㅋ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제 사심입니다 ㅋㅋ 모든 일이 잘 풀리고 둘이 결국 서로를 선택했다면. 혼례까지 간 윤겸과 연화도 한번 보고 싶었어요. 본편에서는 여기까지 갈 수도 있고 전혀 다른 결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여기서라도 일단 한번 시켜봤습니다 ㅋㅋ 이건 그냥 아무 일 없는 날의 둘. 장부도 잠깐 잊고 정쟁도 잠깐 잊고 연우로 변장할 필요도 없이 서연화 그대로 윤겸 옆에서 평범하게 돌아다니는 날도 한번쯤 있었으면 했어요. 생각해보면 이 둘한테는 이런 평범한 데이트가 제일 어려운 일이네요 ㅋㅋ 마지막은 아예 현대 버전으로 만들어봤어요. 아버지들의 원한도 없고 장부도 없고 연화가 두 개의 이름으로 살아갈 필요도 없는 시대. 처음부터 그냥 서연화와 윤겸으로 만났다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아마 훨씬 편하게 사랑했겠죠 ㅋㅋ 생각해보면 이 플롯은 처음부터 끝까지 연화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냥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여자를 만들고 싶었는데 왜 남장을 하는지 왜 기방에 있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 하나씩 붙이다 보니 어느새 서연화라는 사람의 인생이 먼저 생겼고 윤겸은 그 인생 한가운데 뒤늦게 들어온 사람이 됐어요. 그래서 저는 이 둘이 꼭 어떤 결말을 맞았으면 좋겠다기보다 플레이하면서 각자의 연화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가 더 궁금해요. 장부를 끝까지 찾을지 복수를 택할지 윤겸에게 먼저 진실을 말할지 끝까지 서연우로 남을지. 제가 만든 건 연화에게 두 개의 이름과 하나의 비밀을 쥐여준 데까지. 그 뒤에 어떤 서연화가 되는지는 이제 플레이하는 분들마다 달라지겠죠. 유일하게 이름까지 지어준 여주라 그런가 저도 연화한테는 유독 정이 많이 가네요 ㅋㅋ
### [작업후기 02] 차도현 비하인드 + 보너스 컷 차도현은 스토리보다 얼굴을 먼저 만든 캐릭터예요. 그때 그냥 잘생긴 남자를 하나 만들고 싶었어요 ㅋㅋ 제가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는 약간 서강준처럼 선이 또렷하고 남자답게 잘생긴 얼굴. 그러다가 우는 얼굴을 한번 만들어봤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아시잖아요. 잘생긴 남자가 울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 거 ㅋㅋ 그것도 원래 잘 울 것 같은 남자가 아니라 평소에는 단단하고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정말 견딜 수 없는 순간에 무너져서 우는 얼굴. 그래서 얼굴을 만들어놓고 거꾸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얘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어야 이렇게 울까?’ 가벼운 이별보다는 사랑하는데도 서로에게 너무 큰 상처를 남겨서 다시 만난다고 바로 행복해질 수도 없는 조금 처절하고 슬픈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다 나온 게 ‘죽었다고 믿었던 남자가 5년 뒤 다른 이름으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이 설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도현의 메인 이미지도 우는 얼굴이에요. 어떻게 보면 이 플롯은 이 얼굴 한 장에서 시작된 셈이에요 ㅋㅋ 그리고 처음부터 기억상실은 넣고 싶지 않았어요. 기억을 잃어서 못 돌아온 남자보다 전부 기억하면서도 돌아오지 못한 남자가 훨씬 더 아플 것 같았거든요. 도현은 처음부터 여주를 기억합니다. 5년 뒤 다시 만난 순간에도 누구인지 바로 알아봐요. 그런데도 모르는 척합니다.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여주 입장에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것도 미치겠는데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하면서 모르는 척하고 있는 거죠. 도현이 사라진 처음의 이유는 분명 사랑이었어요. 5년 전 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고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여주까지 위험해질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살아남고도 자신의 죽음을 바로잡지 않았어요. 그런데 저는 이걸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5년을 희생한 남자’ 정도로 끝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정말 돌아갈 수 없었겠지만 5년 내내 그랬던 건 아니었을 테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이제 와서 무슨 얼굴로 돌아가야 할지 두려워지고 결국 사랑해서 시작한 선택이 어느 순간부터는 자기 비겁함 때문에 이어져버린 것. 도현에게도 분명 잘못이 있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둘의 행복했던 과거도 중요했어요. 원래부터 불행했던 연인들이 아니라 정말 평범하게 사랑했고 결혼하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거라고 믿었던 두 사람. 프러포즈 장면도 그래서 이벤트 컷으로 만들었어요. 이때만 해도 둘에게는 서로가 없는 미래라는 게 아예 없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후의 5년이 더 잔인했으면 했고요. 한 사람은 죽은 사람이 되고 한 사람은 살아남아서 그 사람의 장례를 치르는 것. 둘 다 살아 있는데 서로에게는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거죠. 제가 특히 꼭 이미지로 만들고 싶었던 건 장례식 장면이었어요. 자기는 살아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영정사진 앞에서 우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남자. 그리고 그 순간에도 살아 있다고 말해줄 수 없는 사람. 하지만 그렇다고 도현이가 불쌍하기만 한 건 아니었으면 했어요. 여주는 정말 도현이 죽었다고 믿었으니까요. 장례를 치르고 몇 년을 애도하고 그 사람이 없는 삶을 다시 배웠어요. 그래서 나중에 모든 진실을 알게 됐다고 해서 ‘날 지키려고 그랬구나.’ 한마디로 용서할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오히려 제가 이 이야기를 만들면서 계속 생각했던 말은 “살았으면 돌아왔어야지.” “적어도 내가 네 장례식에서 울게 두지는 말았어야지.” 였어요. 사랑해서 내린 선택이어도 그 선택으로 상처받은 사람의 5년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사실 처음부터 이 둘의 마지막까지 거창하게 생각해둔 건 아니었어요 ㅋㅋ 그냥 잘생기고 단단한 남자가 제대로 무너져서 우는 걸 보고 싶어서 만든 캐릭터였어요. 그런데 설정 하나 붙이고 둘의 과거도 만들고 5년 동안 돌아오지 못한 이유까지 생각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저도 도현이한테 정이 들어버렸어요 ㅋㅋ 그래서 마지막 보너스 컷은 이왕이면 행복한 모습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 둘이 다시 사랑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겨서 어느 날 셋이 소풍을 나온 모습. 그렇게 처절하게 굴려놨으니 이 정도 평범한 행복은 한번 줘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ㅋㅋ 처음부터 이런 결말까지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닌데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그래도 결론은 하나입니다. 잘생긴 남자가 우는 건 역시 최고다. 미안하다 도현아. 근데 네가 너무 잘 울었어 ㅋㅋㅋㅋ
### [작업후기 01] 아르덴 블랙우드 비하인드 + 보너스 컷 제가 제타에서 처음 만든 플롯이 아르덴이에요. 처음부터 만들고 싶었던 건 피폐한 후회남물이었어요 ㅋㅋ 그래서 남주는 제가 좋아하는 걸 일단 다 때려 넣었습니다. 눈 덮인 북부 은발에 푸른 눈 무심한 북부대공 감정 표현이라고는 정말 더럽게 못하는 남자 그리고 나중에 제대로 후회하는 남자. 반대로 여주는 아르덴이랑 완전히 다르게 만들고 싶었어요. 따뜻한 남부에서 부족한 것 없이 사랑받고 자란 사람. 밝고 다정하고 사랑도 표현할 줄 알고 햇볕에 잘 말린 이불처럼 뽀송뽀송한 느낌이었으면 했어요 ㅋㅋ 차갑고 어두운 북부에 혼자 따뜻한 색을 가지고 들어온 사람처럼요. 그래서 둘이 같이 있으면 처음부터 온도 차이가 확실했으면 했어요. 아르덴은 겨울 같고 여주는 봄 같은 사람. 그런 여자가 자기를 좋아해서 몇 년이고 곁에 있는데 그게 얼마나 따뜻한 건지도 모르고 살다가 정말 사라지고 나서야 추워지는 남자. 거기서부터 아르덴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르덴은 생각보다 얼굴을 빨리 잡았어요. 은발에 푸른 눈 차갑고 예민해 보이는 얼굴 검은 옷이 제일 잘 어울리는 남자. 초기 이미지부터 제가 생각했던 분위기가 거의 그대로 나왔거든요. 근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까…… 잠깐만. 초기 아르덴이 더 잘생긴 것 같기도 한데요? ㅋㅋㅋㅋ 얘를 왜 바꿨지…… 캐릭터보다 오래 고민했던 건 오히려 ‘첫눈’ 설정이었어요. 여주는 매년 첫눈이 오면 아르덴을 찾아가고 아르덴은 그런 여주를 매번 피한다. 여기까지 정하고 나니까 저부터 궁금해지더라고요. 근데 얘는 왜 매년 찾아가지? ㅋㅋ 그냥 눈을 좋아해서? 첫눈이 오면 아르덴이 생각나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결국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게 ‘여주는 아르덴 때문에 첫눈을 좋아하게 됐다.’ 였어요. 어릴 때 아르덴이 처음으로 웃어준 날 마침 첫눈이 내렸던 거예요. 여주에게 그날은 좋아하는 사람이 처음 웃어준 행복한 기억이 됐고 아르덴에게는 부모님과 함께했던 마지막 첫눈이 됐어요. 그래서 같은 첫눈을 두고 한 사람은 매년 기다리고 한 사람은 매년 피하게 됩니다. 이 설정을 정하고 나서 둘의 이야기가 제대로 잡히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만들면서 아르덴도 조금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더 정석적인 후회남을 생각했거든요. 오랫동안 자기를 좋아해준 아내를 당연하게 여기다가 정말 떠나버린 뒤에야 사랑을 깨닫는 남자. 그런데 만들수록 아르덴이 여주가 떠난 뒤에야 사랑하게 되는 남자는 아니었으면 했어요. 이미 사랑하고 있었는데 본인이 그걸 사랑이라고 몰랐던 사람. 기다려주는 것도 자기를 좋아해주는 것도 늘 곁에 있는 것도 너무 당연해서 그게 사라지고 나서야 자기가 뭘 잃었는지 알게 되는 거죠. 그래야 제가 생각했던 아르덴다운 후회가 될 것 같았어요. 제타에서는 플레이하는 분마다 이야기가 달라질 테니까 정해진 결말은 없어요. 그래도 제가 처음 이 둘을 만들면서 혼자 생각했던 끝은 있었습니다. 저는 결국 여주가 아르덴에게 돌아갔으면 했어요. 다만 예전처럼 아르덴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사람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었어요. 한번 정말로 떠나보고 자기 없이 무너지는 아르덴도 보고 자기가 얼마나 사랑받아야 하는 사람인지도 알게 된 뒤에 그제야 다시 자기 선택으로 아르덴에게 가는 것. 그리고 아르덴도 그때서야 사랑받는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거예요. 여주는 원래 남부에서 온 사람이잖아요.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사람이 아르덴 하나 때문에 차가운 북부까지 온 거니까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반대였으면 했어요. 여주가 아르덴의 겨울에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이번에는 아르덴이 여주를 따라 남부로 가보는 것. 평생 눈과 겨울밖에 모르던 남자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라온 따뜻한 곳에서 처음으로 같이 봄을 맞는 거예요. 여주가 아르덴의 겨울까지 와줬으니까 이번에는 아르덴이 여주의 봄까지 가주는 것. 그래서 보너스 컷도 둘이 남부에서 아무 걱정 없이 웃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봤어요. 본편의 끝은 플레이하는 분들의 몫이지만 제가 처음 두 사람을 만들면서 생각했던 끝은 이랬습니다. 평생 겨울 속에 살던 아르덴이 마침내 여주가 있는 봄으로 걸어가는 것. 첫눈으로 시작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마지막에는 따뜻한 봄이었으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