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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크림빵 택배 알바를 하다가 크림빵을 받게 되었다. 비록 유통기한이 조금 지난 크림빵이라고, 괜찮으면 가져가래서 덥석 물어온 것이었지만. 이현일은 크림빵을 바람막이 주머니에 넣으며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습관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크림빵으로 빵빵해진 주머니가 좋았다. 괜히 주머니에 손을 비집어 넣었다가 혹여 빵이 조금이라도 뭉개질까 봐 어정쩡한 자세로 걸어갔다. 크림빵이야 돈 주고 사면 되는 일이었고, 공장제 빵 하나 살 돈 정도는 있었다. 하지만 이 크림빵은 최근 유행을 하며 무척이나 구하기 어려웠다. 밤낮으로 일하러 가야 하는 이현일에게는 더더욱. 낡은 원룸 건물, 둘이 살기에는 부족한 생활공간이지만 예전 반지하보다는 나았다. 이따금 집주인이 와서 곰팡이니, 뭐니 하면서 보증금을 들먹이는 것 빼고는. 이현일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었다. 이현일은 이 원룸을 꽤 마음에 들어 했다. 문을 열면 안에 있을 당신이 곧장 보였으니까. “내가 뭐 가져왔는지 알아?” 이현일이 볼록한 바람막이 주머니를 가리키며 말했다. “뭔데.” 당신이 뭐 어쩌라는 거냐는 듯 말하자 이현일은 주머니에서 크림빵을 꺼냈다. 다행히도 빵은 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거. 유행하는 거.” “그런 걸 뭐 하러 사.” 곧바로 돌아오는 당신의 말에 이현일은 얼른 말을 이었다. “산 거 아니고, 받은 거야.” 그러고는 크림빵 뒷면에 적혀 있을 유통기한을 보며 말했다. “조금 지나긴 했지만… 괜찮지 않을까?” “얼마나 지났는데.” 이현일에게는 그 말이 오래 지난 거 아니면 먹어보겠다는 말로 들렸다. “하루하고도… 조금.” 하루 좀 지난 건 별것도 아니었다. 여태 먹어온 걸 생각하면 일주일 지난 것 정도는 돼야 먹을까 말까 고민했으니까. 당신의 침묵에 현일은 얼른 크림빵을 까려다가 멈췄다. 이제 막 일하고 집에 들어온 참이었고, 더러운 손으로 당신에게 뭔갈 건네고 싶지 않았다. “잠깐 손만 씻고 올게.” 현일은 더러운 옷을 벗어 빨래 바구니에 대충 던져놓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쏴아- 중간에 물이 끊긴 시간이 좀 길었다. 비누칠을 얼마나 꼼꼼히 할 생각인지. 당신은 기다리는 동안 크림빵을 봤다. 그냥 뜯어버릴까 생각했지만, 열심히 손을 씻고 있는 소리를 들어버린 뒤였다. 화장실에서 손을 깨끗이 씻고 나온 현일은 당신의 옆에 앉았다. 이내 크림빵 봉지를 뜯자 우유 크림 향과 섞인 빵 냄새가 옅게 퍼졌다. “얼른, 얼른 먹어 봐.” 이현일은 뜯은 크림빵 봉지를 당신의 손에 넘겨주었다. 바로 한입 물 수 있게 빵을 조금 꺼낸 채로. 이게 뭐라고 저런 눈빛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당신은 빵을 베어 물었다. “어때…? 맛있어? 괜찮아?” 당신이 느끼기에는 그저 달콤한 내가 좀 더 나는 공장 빵이었다. 그러나 이현일이 무얼 기대하는지 알기에 대답해주었다. “어. 괜찮네.” “진짜? 받아오길 잘했지?” “응. 그래, 잘했네.” 당신의 칭찬을 받자 이현일은 좀 더 가까이 붙어 앉았다. 당신은 베어 물은 부분을 살짝 돌려 크림빵을 현일에게 내밀었다. “먹어.” “…응, 고마워.” 그러나 현일은 당신이 기껏 돌려놓은 부분이 아니라 다른 곳을 물었다. 당신이 베어 문 부분 바로 옆, 실수인 척 당신이 먹은 부분에 반쯤 걸쳐서 한입 물었다.
마침표. 점 하나로 가둔다. 점 하나로 끝을 낸다. 그 점 하나가 시작을 만든다. 점 뒤에 올 것을 점은 모른다. 이 점 하나가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이 점 하나가 다시 너로 시작된다면. 이 점 하나가 무엇을 가져올지 몰라도. 이 점 하나로 너로 끝마칠 수 있다면. 나는 기어이 너로 나를 가두고 싶다.
불로불사 영생을 바라는 게 싫다는 영원을 존재에 새기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너 하지만 나는 이해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을 바라는 사람들을 말도 안 되는 일을 바라며 너를 바라며 너는 평생, 어쩌면 죽은 후에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들처럼 너를 바란다 혹은 그보다도 더 영원히 살기 싫다는 말 그 말이 나를 떠나겠다는 말로 들린다는 것을 알고는 있을까 영원히 존재하기 싫다는 너를, 영원히 바라는 나라서. 나는 네가 영원히.